중국의 4조위안(약 880조원) 경기부양책이 실시돼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이는 반짝 상승일 뿐 장기적인 회복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중국내에서 일고 있다.

경기부양책의 상당부분이 투자에 집중돼있어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소비와 서비스 주도의 성장모델로 변화해야 장기적인 중국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요지다.

실제 최근 경제지표 발표를 보면 투자를 제외하곤 수출 및 소비 등 경제성장을 구성하는 축이 부진하다. 올해 1ㆍ2월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대비 26.5%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율 24.3%을 능가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수출입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고 두달간 소매판매는 15.2% 증가에 불과해 소비 역시 실망스런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경기부양책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내놓은 경기부양 내용을 보면 단기성장에 치우쳐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좡지엔(莊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기부양책이 중장기 발전계획을 소홀히한 면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장모델의 근본적인 수정 없이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제2의 금융위기가 온다면 똑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중국 정부 역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수출 급감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당국은 더욱 다급해졌다. 기대만큼 소비촉진이 이뤄지지 않자 급하게 꺼낸 카드가 바로 투자 활성화다.

좡 이이노미스트는 "당국 입장에서 단기와 중장기 성장 모델간 선택을 놓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문제는 이들간 균형을 어떻게 잘 맞추느냐에 있다"고 평가했다.

국무원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의 세부내용을 공개하면서 인프라 구축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의료ㆍ교육 등 사회보장비용을 늘렸다.

지난달 미국이 발표한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내용을 보면 35%가 감세, 20% 이상이 사회복지에 쓰일 방침이다. 이에 비해 중국이 의료 문화 교육 등에 지출할 비중은 3.75%에 불과할 실정이다.

중국은 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 저소득층에게 8500억위안을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하긴 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의 루이스 쿠이즈스 중국사무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주가 아닌 투자 위주의 성장패턴을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탕민(湯敏) 중국발전연구기금 부비서장은 "현 경기부양책의 한계는 사회안전망에 대한 지출이 너무 적다는 점"이라며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발전연구기금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전분야에 걸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가 2012년까지 2조6000억위안, 2020년까지 5조7000억위안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보니 국민들이 만일에 대비해 지출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서도 '농민들이 왜 소비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자녀교육ㆍ의료ㆍ노후복지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다보니 수중의 돈을 즉각 소비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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