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우려할만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다단계 식으로 이뤄진 용선 관행이 해운업계 전체 부실을 초래한 점에 주목, 보다 면밀한 대책과 그에 따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63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한 중견 해운선사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 업체는 한때 해운업계 7위까지 올라갔으며, 지난 2006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이뤄낸 바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36억원, 2007년 765억원에 이어 지난해 사상 처음 영업익 1000억원대에 도달하는 등 이익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 업계의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황이 급전직하 조짐을 보였을 당시 정부가 재빠르게 산업 재편에 나섰더라면 이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해운선사는 호황기에 접어든 지난 2005년 이후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하반기에만 30여개 업체가 선주협회에 새롭게 등록했다.
 
이에 대해 선주협회 관계자는 "신생 해운선사들이 자가선을 보유하지 않고, 다른 업체로부터 배를 빌리는 용선 만으로도 호황기에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었다"며 "그러한 관행이 용선 사슬로 이어진 가운데 운임지수가 급락하자 부실이 눈덩이로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선을 보유하지 않은 채 100% 용선에 의존하는 업체가 전체 177개사의 30%에 육박하는 50여개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용선 관행은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그대로 노출하게 된다.
 
삼선로직스도 지난해 파산한 스위스 아르마다 싱가포르 법인으로부터 4천500만 달러의 용선료를 받지 못한 가운데 금융권 보증을 받지 못했고,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흑자 도산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업계의 용선 규모가 평균 3~4단계이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외국 해운업체까지 끼어 들어와 7~8단계로 늘어났다. 단 한차례 용선만 허용하는 일본 해운업계와 극도로 대조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달 재용선 관행을 규제하는 내용의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실제 시행에 들어갈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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