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일본에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7월 2.4%의 10년래 최고치에서 8월에는 2.3%, 11월 1.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를 비롯해 모든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물가 전체를 끌어올렸지만 세계적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물가 하락세는 그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경제는 침체되고 물가는 떨어지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현상에 대해 'D 월드'가 도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D 월드'라는 표현은 지난 2006년 9월 일본 정부가 심각한 디플레이션 현상을 지칭한 것으로, WSJ 역시 일본의 물가하락세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27일 총무성이 발표한 1월 CPI 상승률은 '제로'로, 일단 하락세는 멈췄다.
하지만 물가 하락세가 잡힌 것인지 의구심은 여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본의 심각한 경기 침체로 디플레이션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12월 일본 경제는 연율 12.7%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1974년 이래 34년만의 최악의 기록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경기 침체는 수급갭을 늘려 CPI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HSBC의 시라이시 세이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원유·상품 시세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디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올 여름 CPI는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 2%를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7월 배럴당 147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에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2009년도에도 적자기업이 속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는 기업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업이 감원과 급여 삭감에 나설 경우,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붙어 제품 가격을 한층 낮추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결국 디플레이션 제어는 속수무책에 빠진다는 것이다.
닛코씨티그룹의 사노 가즈히코 수석 전략가는 "올 1~3월에도 2자리수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주가하락과 엔화강세 등 시장의 압력은 증폭,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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