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시민 분노 전하러 왔다" 발길 돌려

'용산 참사'에서 사망한 철거민의 유가족들이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10여분 만에 거절당했다.
 
유가족과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회(대책회의)의 관계자 등 10여명은 23일 오전 11시10분께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방문 유선전화상으로 천 지검장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10분 후인 11시20분께 재통화에서 천 지검장 측은 "현재 수사중인 사건이므로 면담은 부적절하다. 죄송하다"며 "수사와 관련한 하고 싶은 말이나 제보 내용이 있으면 서면을 통해 해달라"며 면담을 거절했다.
 
이날 유가족 등 대표해 천 지검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천 지검장의 (면담 거절)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사건은 진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농성자 5명이 구속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분노를 전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또 "검찰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정권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 이것이 공직자로서의 초심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상림씨의 딸 이 모씨도 "유가족들은 공정한 수사를 원한다"며 "신체적 조건ㆍ반지 등만으로도 가족들이 충분히 (신원을)확인할 수 있는데도 가족의 동의 없이 부검한 이유를 알고싶다"며 흐느꼈다.
 
그는 또 "부검 이후 시신이 안치된 순천향대병원에 가서도 경찰 등과 싸워서 그것도 가족 1명만이 (시신 안치실에)들어가 신원을 확인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유가족들은 "(천 지검장)내려오라고 하라. 쳐들어 가자"등 잠시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대책회의 이날 천 지검장 면담 요청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용산 철거민 농성자들을 구속한 것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구속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도 오전 11시, 원불교 측은 오후 2시부터 사고현장에서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올린다.
 
문화연대와 민족미술인협회, 영화인회의 등 문화예술단체들도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문화예술인 선언 및 추모 문화행사'를 열고 사고현장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만들어가자는 취지의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부터는 서울역 광장에서도 범국민대책위 주최로 철거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네 번째 촛불집회가 열린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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