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새로 문을 연 고급 쇼핑몰인 솔라나. 미국의 아웃렛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규모와 유명 브랜드를 자랑하지만 찾는 고객이 별로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홍콩의 백화점 체인 파크슨은 고객의 눈길을 잡기 위해 할인판매에 나섰는가 하면 유럽 최대의 가구소매업체인 킹피셔는 대목인 춘절(구정)을 맞아 아예 문을 닫기로 했다. 판매가 워낙 부진해 춘절에도 매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출한 많은 해외 소매유통업체들이 영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중국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1일 월마트 등 해외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국의 경제위기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데 이어 잠재시장인 중국마저 수요가 감소하자 일부 매장 철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명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상하이 사무소의 그레햄 매튜스 파트너는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체 가운데 일부가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헐값에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킹피셔ㆍ홈디포 같은 가구소매업체들도 중국에서 매장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킹피셔의 경우 자회사 B&Q차이나 매출이 40%나 늘어나며 매년 10개씩 매장 확대를 추진하던 2년전 상황과는 딴판이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선진시장에서 탈피해 멕시코ㆍ중국ㆍ브라질 등 브릭스 (Brics)국가들에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중국 시장 비중은 0.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빈약하다.
최근 한 설문 결과 중국 주요 도시 시민들의 60%가 올해 명품 의류나 유흥 등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소비 척도인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2.7% 줄었다. 미국이 중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미 소매판매 위축은 중국 경제에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8%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실업률 상승과 경기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스타벅스ㆍ까르푸의 경우는 예외에 속한다. 스타벅스는 미국 시장을 줄이는 대신 장래를 위해 중국 시장을 확대하기로 했고 까르푸 역시 경기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잡화류 판매로 선전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중국이 성장전략을 하루빨리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유통체인들의 부진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고트샤크가 지난주 파산신청을 했으며 이에 앞서 홍콩의 U라이트 인터내셔널과 미국의 서킷시티가 지난해 10월과 11월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서킷시티는 최근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푸어스(S&P)는 최근 홍콩의 백화점 체인 파크슨의 올해 매출이 예전만 못할 것이란 판단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posi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내렸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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