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한證, 리먼 자금회수 협상 '희망적'
리먼브러더스에 물린 자금을 회수할 경우 국내 금융권에는 큰 경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물 안 개구리'로 평가받던 국내 기업들이 국외에서, 그것도 금융산업이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 투자은행(IB)으로부터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1690억원이 물려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상황인 한국투자증권은 김범준 전무가 협상을 이끌고 있다. 김 전무는 "리먼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여 리먼 측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면서 "서로 협의를 진행해 가는 과정 중에 있지만, 상당 부분 서로의 의견이 조율된 상태"라고 말했다.
애초 이 사태는 지난 2006년 리먼의 자회사인 리먼브러더스 트레저리(LBTC)가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리먼은 대우건설의 주가변동으로 인한 장부상 평가손실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또 다른 자회사를 통해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관련 채권을 바탕으로 리먼이 2차 보증하는 형식으로 CLN을 발행했다. 한국증권은 이를 사들여 유동화사채(ABS)를 발행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에 10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부채가 6000억달러를 넘었던 리먼은 현재 챕터11(Chapter 11)에 의한 파산보호신청을 한 상태다. 이는 해당 기업이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것으로 우리의 법정관리제도와 유사하다.
즉 자산과 부채를 일단 동결시켜 현황을 파악하고 정리한 후 회생될 가능성이 있는 단계다. 실패할 경우는 챕터7 단계로 넘어가 완전히 청산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먼저 리먼 측의 실무진을 끌어냈다. 리먼의 법무법인, 구조조정전문회사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의 동의를 얻어냈고, 최상의 경우 투자금의 70~80%까지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2000억원 가까운 규모다. 한발 빠른 대응 덕분에 가능한 숫자다.
이동걸 사장은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달릴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만약 생각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채권 실물이 국내에 있어 투자금을 모두 날리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낼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을 제치고 우리가 먼저 결과물을 얻어낸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경사"라며 "다른 국가, 금융사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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