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 경제성장의 핏줄] 왜 개발해야 하나
연간 홍수피해액 2조7000억 속수무책
환경논리 발목 각종 개발 잇달아 제동
'治水'개념 재정립.. '경제의 공간'으로
4대강이 죽어가고 있다. 홍수와 가뭄에 속수무책인 한반도의 강들은 오랜시간 방치된 채 자정정화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물이 부족하다고 폐수가 몰려 들어 물고기가 살기 힘든 곳들도 부지기수다.
나주평야를 감싸고 있는 영산강은 퇴적물이 쌓여 하천바닥이 인근 평야와 높이가 비슷한 수준이다. 국토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낙동강 유역의 하류지역은 홍수 범람과 침수 피해로 재산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반면 상류로 올라갈 수록 대부분 모래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이상 기후로 홍수와 가뭄을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피해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수피해액 30년새 10배 증가
온대몬순계절풍 지대인 우리나라는 이상기후로 집중호우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내리는 비의 양 100mm 이상 발생일수가 1970년대 222회에서 1990년대 325회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연간 홍수피해액은 1970년대(1973~1982) 연평균 1700억원에서 최근(2002~2006) 연평균 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30년새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1970~80년대 하상토를 이용해 축조된 제방이 노후화됐으며, 최근 홍수규모를 감안할 경우 제방고, 둑마루 폭과 단면이 부족한 상황이다.
낙동강의 경우 제방 파이핑(물 스며듦) 현상이 심각하다. 이로 인해 둑이 붕괴돼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천이 합류되는 구간의 경우 과다한 퇴적이 발생해 홍수를 심각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강(서울시)을 제외한 모든 강이 수로정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홍수량 저감을 위해서는 다목적댐 건설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댐 건설은 힘든 상황이다.
남한강은 댐홍수 조절용량이 6억㎥(충주댐 등)에 불과하고, 낙동강은 유역면적(2만3384㎢)이 한강(2만5954㎢)과 비슷하나 댐에 의한 홍수조절용량은 한강의 3분의 1수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사전예방 투자가 복구비의 28%에 불과했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홍수피해 발생의 원인이 됐다.
◇자정력 잃은 생태계, 파괴 심각
생태계 파괴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불규칙한 기후, 물 저장공간 부족으로 연 강수량 1200만여t 중 512만t이 증발해버린다. 나머지 중에서도 380여t이 바다로 흘러가 버리고 이용가능한 물은 약 337t(27%)에 그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시화로 인한 지하수위 저하, 댐용량 부족으로 인한 하천수 공급 부족, 하천의 건천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 상류의 경우 갈수기 하천수심이 1m에도 미치지 못하고, 일부 구간은 전체 하천폭의 20%에만 물이 흐르고 있다.
당연히 생태계는 자정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물고기나 식물들이 살기도 힘든 상황이다. 4대강 수계(국가하천)의 고수부지 경작면적은 6400만㎡로 여의도 면적의 22배에 달한다.
하천 고수부지의 비닐하우스와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농약 및 비료성분으로 하천수질 오염도 심각하다. 당연히 생태계가 파손되고 있다. 하천 복개 및 직강화, 콘크리트 호안 및 주차장 설치, 습지 및 생태서식처 제거 등으로 하천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다.
충주환경운동연합이 최근 4대강의 하나인 금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환경련은 "이 사업은 수질개선과 자정능력을 높이고, 생물과 사람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민관협력 모델로 바람직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천, 친수공간으로 부활해야
4대강 유역의 하천이 이렇게 변질된 것은 단순히 하천은 보전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천 활용을 오염 및 환경훼손으로 폄하, 지역 축제 등 단편적인 이용에 그친 점은 반성할 부분이다. 국토계획, 도시계획 및 지역개발계획 수립시 하천을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설정도 미흡했다.
하천은 단순히 재해방지를 위한 치수(治水)계획 수립으로 그쳐 하천을 이용한 지역개발 등에 대한 연구도 부족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우 우리나라 도로관련 예산은 7조9000억원이었으나 하천정비사업 예산은 1조원에 그쳤다. 전 국토의 2.8%가 하천이고, 도로는 2.5%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천정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알 수 있다.
국토부 김석현 수자원정책과장은 "1990년대 이전에는 하천을 홍수소통을 위한 수로 및 부족한 도시공간의 대체수단으로 인식해왔지만, 이후에는 환경논리에 치우쳐 하천을 보전의 대상으로만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하천에 대해 치수(治水), 이수(利水)의 개념을 되살려 인간과 소통하는 건전한 삶의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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