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하나은행 용산PB센터 Gold PB팀장

2026년 2월28일 시작된 미국-이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47년 만에 양국의 고위급 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이뤄졌고, 21시간 동안 협상에 임했지만 결국 성과 없이 2차 협상을 기다리게 되었다. 언젠가는 끝날 이벤트라며 위안으로 삼고 견디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마다 투자자들은 항상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기회인지, 아니면 피해야 하는 위험인지.' 그 답을 찾기 위해 2000년 이후 시장에 닥쳤던 위기를 다시 한번 짚어 보고자 한다.


김승현 하나은행 용산PB센터 Gold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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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글로벌 증시는 네 차례의 대형 위기를 겪었다. 당시 각각의 충격이 얼마나 깊었는지, 그리고 회복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를 살펴보자.

① 닷컴 버블 붕괴(2000~2002) S&P500 최대 낙폭 -49% : 산업혁명에 견줄 만큼 큰 변화가 찾아왔지만, 그 결과로 시장은 3년 동안 헤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3년 반등을 시작한 지수는 약 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②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 S&P500 최대 낙폭 -57% : 100년 만의 금융 시스템 붕괴라는 공포가 엄습했다. 저점으로부터 10년 뒤, 지수는 저점 대비 약 300% 이상 상승해 있었다.

③ 코로나19 팬데믹(2020) 33일 만에 -34% 폭락 : 역사상 가장 빠른 하락이었으나 회복 속도도 역사상 가장 빨랐다. 불과 5개월 만에 전 고점을 되찾았고, 이듬해 말 지수는 저점 대비 두 배를 넘어섰다.

④ 미국-이란 전쟁·협상 결렬(2026년 현재) 핵 협상 결렬, 호르무즈 봉쇄 선언 : 재개 전 가능성과 전쟁으로 인한 후폭풍의 크기는 아직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이란도 협상을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S&P500은 전쟁 전 지수로 회복했고 국내 지수를 견인하는 반도체 섹터는 전 고점을 앞두고 있다. 즉, 주가가 가장 낮을 때 시장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 결국 가장 큰 회복을 손에 쥐었다.


위의 네 번의 위기를 살펴보면 가장 암울한 뉴스가 시장을 지배할 때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절정을 이루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조용히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렸다는 사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0년 후 두 집단의 부의 격차는, 누가 더 좋은 정보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시장에 더 오래 남아 있었느냐가 결정했다.

분할매수는 이 교훈을 일상의 투자 행동으로 바꿔주는 장치다. 매달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납입하면, 하락장일수록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지분이 쌓인다. '지금이 바닥인가'를 고민하는 대신, 시장의 등락을 자산 축적의 기회로 전환하는 구조다. 2008년 금융위기 저점에서 매월 100만 원씩 10년간 적립한 투자자의 2019년 말 자산 가치는, 동일 금액을 예금에만 넣어둔 투자자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차이를 만든 것은 특별한 종목 선정 능력도, 시장을 예측하는 감각도 아니었다. 주가가 반토막 났을 때도 적립을 멈추지 않은 것이었다.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투자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률을 얻기 위한 방법은 단기 예측이 아닌 장기적인 인내와 꾸준한 투자였다. 지금의 시장이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다만 그 불안을 이유로 모든 결정을 바꾸기보다 처음 세웠던 원칙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시장 상황은 계속 변하지만, 장기투자와 분할매수의 원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늘 이 복잡한 시장 속에서 꾸준히 투자를 이어간다면 그 결과는 반드시 봄날의 꽃과 같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한 분 한 분의 계좌에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이 깃들기를 함께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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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하나은행 용산PB센터 Gold PB팀장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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