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위험 요소 반영한 '복합병리점수' 개발…미국종양외과학회지 게재
"위험 낮으면 추적관찰이 환자에게 유리"

국내 연구진이 조기 대장암 환자에서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새 기준을 개발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조기 대장암 수술 기준 새 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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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은 김희철·신정경 교수 연구팀이 2004~202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조기 대장암(T1)으로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까지 받은 환자 1162명을 분석해,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새 기준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종양외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조기 대장암은 통상 내시경으로 암을 절제한 뒤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내시경 시술 후 림프관·혈관·신경 침범, 종양 발아, 불량한 분화도, 깊은 점막하 침범 등 위험 요소가 하나라도 확인되면 현행 표준 지침은 추가 수술을 권고한다. 림프절 등에 남았을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지침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을 받은 환자의 80~90%에서는 림프절 전이가 없었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술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이유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전체 환자 가운데 148명(12.7%)에서 림프절 전이를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복합병리점수'를 개발했다.


복합병리점수는 조기 대장암에서 내시경 절제 후 ▲림프관이나 혈관, 신경 주위를 침범 여부 ▲종양 발아가 5개 이상일 때 ▲분화도 ▲암이 점막하층 2000마이크로미터(μm) 이상 파고 들었을 경우 ▲내시경으로 떼어낸 암의 조직 겉면에서 암조직이 발견되는 경우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각각에 해당시 1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2점 이상을 고위험군, 0~1점을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점수가 높아질수록 림프절 전이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0점에서는 6.6%였던 전이율이 1점 12%, 2점 29.2%, 3점 60%, 4점 100%로 단계적으로 뛰었다. 저위험군 전체의 림프절 전이율은 9.5%인 반면 고위험군은 33.5%로 두 그룹 간 격차가 뚜렷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복합병리점수 0~1점인 저위험군이라면 추가 수술 여부를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으로 수술 부담이 큰 환자라면 무리한 수술 대신 추적관찰을 선택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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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암 환자라도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치료하는 것이 당연한 방향"이라며 "환자의 삶의 질과 자기결정권이 더 존중받을 수 있도록 더욱 정교하고 정밀한 수술 기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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