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프리뷰]③금호강 벨트…공천파동에 흔들린 보수텃밭 대구
국힘, 공천 파동 장기화에 내홍 지속
김부겸 카드로 후보들 채우는 민주당
보수 집결 '금호강 벨트' 균열에 촉각
대구 의원 "투표율 따라 결과 다를 것"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보수 텃밭인 대구광역시에서 진동이 감지된다. 공천 파동과 함께 공고하던 보수 진영에 균열이 생겼고, 변화하는 금호강 벨트 선거 판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카드를 앞세워 대구 전 지역에서 후보를 내며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홍을 추스르며 투표율을 높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대구에는 지역 중심을 가로지르는 금호강을 따라 서구·북구·동구·달서구·달성군 등 금호강 벨트가 형성돼 있다. 주변에는 수성구·중구·남구 등이 도심을 이루고 있다. 대구는 그간 민주당 계열 정당에 광역·기초단체장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공고한 성이다. 특히 금호강 벨트는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선거철마다 보수 인사들이 공천 경쟁을 펼치는 격전지였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공천 파동으로 자충수를 둔 사이 민주당은 정계를 은퇴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소환해 승부수를 던졌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지역 실망감이 어느 때보다 큰 점,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지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는 점도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뿐 아니라 일부 기초단체장(군·구청장) 결과도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지역 의원들이 "쉽지 않다" "어느 때보다 (주민) 시선이 곱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낸 배경이다. 다만 당에 실망해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의 투표율을 얼마큼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대구 지역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뒤 진행된 2018년 지방선거 때 상황과 유사할 것"이라며 "(그때보다 결과가) 조금 더 나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기초단체장은) 투표율에 따라 위험한 곳이 나올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며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어떤 선택을 할지 짐작이 가는데, 안 가실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2018년 지방선거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이듬해 치러진 만큼 이번 선거의 풍향계로 꼽힌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당선과 함께 8개 기초단체장 중 7개 자리를 꿰차며 수성하는 듯했다. 속사정은 달랐다. 금호강 벨트인 동구와 북구에서 민주당과의 득표율 격차는 약 4.4%포인트, 8.6%포인트에 불과했다. 달성군수(무소속 당선)는 내줬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총 30석 중 5석(지역구+비례대표)을 확보해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1석에 그친 것과 다른 결과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16석 중 50석(43%)을 가져갔다. 정치 컨설턴트인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번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구 출신에 20대 총선 당시 지역에 당 깃발을 꽂은 김 전 총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구 전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후보도 선보인다. 허소 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광역의원 출마자를 15~20명 정도로 생각했는데, (김 전 총리) 출마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2018년에는 18개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이번에는 30개 지역구를 다 채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했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불출마 결정을 하면서 내홍을 다소 줄였다. 최종 후보가 선정되면 당심이 모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오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효과가 대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또 다른 컷오프 대상자인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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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선거 전까지 대구에서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보수가 막판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결집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굉장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대구 40·50대 유권자가 보수 진영에서 이탈할 수 있다"며 "지역 경제가 어렵기에 문제 해결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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