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삼성 계열사 급식 내부거래, 부당지원 아냐"…2349억가량 공정위 과징금 처분 취소
삼성전자 등 5개사 전부 승소 …"증거 부족"
법원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을 위탁하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판단을 뒤집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에스디아이와 삼성웰스토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다만 소송비용은 원고 승소에도 불구하고 각자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지원 의도, 거래 규모의 상당성,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 공정거래저해성 등 부당지원행위의 요건을 하나씩 검토했지만,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1년 8월, 삼성전자 등 4개 사가 2013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면서 식재료비 마진 보장, 인건비의 15%에 달하는 위탁수수료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에 1012억여원, 삼성디스플레이에 228억여원, 삼성전기에 105억여원, 삼성에스디아이에 43억여원, 삼성웰스토리에 959억여원 등 총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해당 행위의 중지를 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처분에 불복해 2021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우선 지원 의도와 관련해 재판부는 삼성 미래전략실 개입의 근거로 공정위가 제시한 '에버랜드 운영회의' 자료에 삼성웰스토리 이익 보전과 무관한 급식 품질 개선, 외부 경쟁 방안 등 통상적 업무 내용이 상당 부분 담겨 있다고는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 급식계약 체결 과정에서는 인건비와 위탁수수료가 동결되는 등 급식단가 개선안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선안이 마련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지원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거래 규모의 상당성에 대해서도 법원은 단체급식 시장이 서비스 연속성과 급식업체 교체 시 전환비용의 영향이 큰 구조라고 짚었다. 급식거래 분야의 경우 수의계약 방식 역시 다른 기업집단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형태인 만큼, 재무 지표의 절대적 규모만으로 상당한 규모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 여부와 관련해서도 재판부는 공정위가 활용한 직접이익률 비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비계열사 사업장은 이 사건 급식거래와 식수 규모나 거래 조건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다. 위탁수수료는 이윤이 아니라 사전에 정해지는 식단가 중 운영비 항목의 경비에 해당해 급부와 반대급부의 차이로 볼 수 없다고도 했다.
부당성 판단에서는 삼성웰스토리의 단체급식 시장 내 매출액 비중이 2013년 대비 2019년에 오히려 낮아졌고, 비계열사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도 감소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등이 경쟁입찰을 거치거나 중소기업에 물량을 나눠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단체급식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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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행정소송 결과와 별개로 형사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공정위 고발에 따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삼성웰스토리 법인, 박모 전 상무 등이 부당 지원을 주도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2022년 11월 형사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박 전 상무는 2018년 공정위 현장 조사 당시 직원들을 시켜 하드디스크를 디가우징(자기장 이용 데이터 삭제)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전 실장 등은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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