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상흑자, 수출보조금 등 정책 때문 아니다”-카토연구소
중국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가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과 수출보조금 등 무역정책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보다는 인구구조, 금융억압, 악화하는 부동산시장과 같은 구조적 거시경제 요인 때문이고 그래서 관세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자유주의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는 22일(현지시간) ‘관세로는 해결할 수 없는 중국 무역흑자의 거시적 근원(The Macro Roots of China’s Trade Surplus That Tariffs Won’t Reach)’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글은 최근 창 마(Chang Ma)와 샹진 웨이(Shang-Jin Wei)가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올린 ‘중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수수께끼, 패턴, 그리고 가능한 원인들(The Chinese Current Account Imbalances: Puzzles, Patterns, and Possible Cause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토대로 했다.
논문 저자들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해결하려면 무역정책이나 산업정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구조적 결정요인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며 “주택시장 부진과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단기 거시부양책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늘리고 무역흑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저축을 낳는 구조적 요인을 해소하는 정책개혁이 지속적인 장기 해법의 일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토연구소는 “미국의 관세정책은 양자 간 무역불균형의 방향만 바꿔 놓았을 뿐, 전체 적자를 줄이지는 못했다”며 “관세를 만능 해법처럼 반사적으로 꺼내 드는 태도에서 벗어나, 그 밑바탕에 있는 구조적 문제와 정면으로 씨름해야 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최근 장 마와 샹진 웨이의 NBER 워킹페이퍼 ‘중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수수께끼, 패턴, 그리고 가능한 원인들’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원인을 분석하면서, 그 과정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몇 가지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통상적인 시각은 중국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주로 산업정책과 수출보조금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런 서사에 반론을 편다. 산업정책이 개별 산업의 성과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전체 경상수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진짜 원인으로 인구구조, 금융억압, 악화하는 부동산시장 같은 구조적 거시경제 요인을 지목한다. 이런 요인들이 투자보다 저축을 지속적으로 더 높게 유지시켜, 중국의 대외 흑자를 장기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저자들은 중국의 산업·무역정책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역사적 증거를 통해, 무역정책이 특정 산업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국가 전체 경상수지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 전반의 수입과 수출은 결국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 나라의 경상수지 균형이 궁극적으로 국가의 저축과 투자 사이의 격차에 의해 결정되며, 무역정책이나 산업정책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국민계정 항등식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분석하면서 카토연구소 연구진이 강조해 온 지점과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지속적으로 높은 흑자를 이끄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을 제시한다. 특이한 인구구조, 심하게 왜곡된 금융시스템, 그리고 붕괴하는 부동산시장이다.
우선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은 남성 편중 성비가 뚜렷하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로 인한 결과는 네 가지다. 첫째, 남성 과잉과 여성 부족으로 결혼시장이 매우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남성, 그리고 어린 아들을 둔 부모들은 잠재적 배우자에게 경제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저축을 늘릴 강한 유인을 갖게 된다. 둘째, 노동연령에 진입하는 인구가 많아지는 세대 효과는 저축률을 높일 수 있다. 셋째, 단순히 자녀 수가 적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모는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저축하게 된다. 저자들은 이 요인 하나만으로도 1970년부터 2009년 사이 저축률이 7%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는 연구를 인용한다. 넷째이자 마지막으로, 부모들은 노후에 둘 이상의 자녀에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노후자금을 더 많이 축적하려는 유인을 갖는다. 저자들은 이 요인 하나만으로도 같은 기간 중국 저축률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설명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중국의 저축률, 그리고 그에 따른 경상수지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금융시스템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저자들은 중국의 은행시스템이 국유기업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비국유 고성장 기업들이 자본 접근에서 밀려난다고 본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저축률 가운데 하나를 보이게 됐다. 기업과 가계는 자체 저축을 더 많이 쌓거나 해외 투자를 끌어와야 하고, 이는 다시 중국의 경상수지를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취약한 주택시장은 가계 자산을 훼손했고, 총수요를 약화시켜 디플레이션 경제로 이어졌다. 수입 수요도 함께 줄어들었고, 이는 경상수지를 기계적으로 더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됐다.
저자들은 정책적 함의도 제시했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해결하려면 무역정책이나 산업정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구조적 결정요인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시장 부진과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단기 거시부양책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늘리고 무역흑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저축을 낳는 구조적 요인을 해소하는 정책개혁이 지속적인 장기 해법의 일부로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과 채드 스미트슨이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제출한 의견서를 감안하면, 이 NBER 논문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무역수지는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행정부는 무역흑자나 과잉생산능력 같은 국가 단위 거시지표를 통해 외국 경제를 평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이 보여주듯 그런 지표는 인구구조, 금융억압, 취약한 가계수요 같은 국내 구조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관세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카토연구소 연구진이 오랫동안 기록해 왔듯, 미국의 무역적자 역시 불공정한 해외 무역관행이 아니라 국가의 저축과 투자 간 격차라는 거시경제 요인의 산물이다. 이 논문은 모리스 옵스트펠드가 최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글과도 맞물린다. 그 글은 특히 미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를 포함해 미국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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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의 관세정책은 양자 간 무역불균형의 방향만 바꿔 놓았을 뿐, 전체 적자를 줄이지는 못했다. 무역불균형을 진지하게 해결하려는 정책결정자라면 관세를 만능 해법처럼 반사적으로 꺼내 드는 태도에서 벗어나, 그 밑바탕에 있는 구조적 문제와 정면으로 씨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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