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120일전 사퇴 적용시 출마 불가능
선거일 미확정 상태서 일괄 적용 '불합리'
법조계 “소급 적용 무리·피선거권 제한 우려”

박정현 전 부여군수 SNS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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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전 부여군수의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120일 전 사퇴 규정'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군수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시 공직선거법 제53조 제5항, 이른바 '보궐선거 120일 전 사퇴 규정'의 적용 여부다. 해당 조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는 임기만료 선거와 달리 사유 발생 이후 선거일이 확정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선거일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120일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선거 성립 이전에 출마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는 성립 여부 자체가 확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 국회의원이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보궐선거가 발생하는 구조다.


정청래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들의 '29일 일괄 사퇴'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사퇴 시점과 규모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치권에서는 5월 이후 사퇴가 이뤄질 경우 보궐선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처럼 선거일은 물론 선거 실시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120일 전 사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법리 모두에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군수는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일 90일 이전'에 맞춰 지난 2월28일 군수직을 사퇴한 상태다.


당시에는 보궐선거 성립 여부는 물론 선거일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정치 일정 변화로 보궐선거 가능성이 뒤늦게 형성된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있을지 모르는 시점에 사퇴한 인물에게 '120일 이전 사퇴'를 문제 삼는 것은 법 적용의 전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적용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제53조는 선거일이 특정돼 있다는 전제 아래 사퇴 시점을 규율하는 조항"이라며 "보궐선거일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점까지 소급해 적용하는 것은 행위 기준성과 예측가능성 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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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당 규정은 본질적으로 '현직 단체장'의 출마 시점을 제한하는 조항"이라며 "이미 직을 내려놓은 전직 단체장에게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 사실상 피선거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충청취재본부 이병렬 기자 lby44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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