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나무 2만7600그루 심는 효과"…금호석화 CCU 설비 가보니
작년 7월 준공…연간 7만6000t 이산화탄소 포집
조선소·식음료·시설 원예·반도체 세정 등에 공급
경제성은 부족…정부의 적극적 정책 의지 필요
21일 오전 전남 여수 산업단지 금호석유화학 공장. 탱크로리 2대가 각각 '공업용'과 '식음료용'이라고 표시된 대형 저장 탱크에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있었다. 이용선 금호석유화학 발전기술팀장(부장)은 "협력 업체가 매일 이곳에 와서 액화 이산화탄소를 싣고 간다"고 설명했다.
이 액화 이산화탄소는 조선소(용접용), 식음료(드라이아이스 등), 시설원예(성장촉진제), 반도체 제조(세정 공정) 등 고객에게 판매된다. 공업용은 순도 99%, 식음료용은 순도 99.9%로 구분된다.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액화 이산화탄소도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약 2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7월 여수 제2 사업장 내에 이산화탄소 탄소포집활용(CCU) 설비를 준공했다. CCU는 발전소나 산업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기 방출을 최소화하고, 포집된 탄소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적극적인 탄소 감축이 요구되는 산업군에서 점진적으로 효과와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공장에서 필요한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CCU 설비를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22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 액화해 판매하고 있다. 연간 7만600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6만9000t을 액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용선 여수에너지 발전기술팀장은 "약 2만7600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CCU 설비는 크게 냉각기, 흡수탑, 탈거탑, 압축기, 냉동기, 저장탱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열병합발전소 보일러 굴뚝에서 나오는 배가스중 일부는 배관을 통해 바로 옆에 있는 냉각탑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배가스의 온도를 40~60℃로 낮춘다. 이어 흡수탑에서는 흡수제를 이용해 배가스중 이산화탄소만을 선택적으로 포집한다. 배가스의 온도를 낮추는 것은 이후 공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탈거탑에서 이산화탄소와 흡수제가 다시 분리되면 액화 과정을 거쳐 저장탱크에 보관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에는 500t 용량의 저장 탱크 2대가 설치돼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액화탄산가스 제조 계열사인 K&H특수가스가 포집된 탄소를 정제해 액체 탄산 및 드라이아이스로 제조한다. 탄생된 제품들은 식품 및 의료용은 물론 용접, 원예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공급된다.
금호석유화학 CCU 설비 구축에는 총 476억원이 투입됐으며 이중 47억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흡수제는 한국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아민 계열 코솔-6(Kosol-6)를 사용하고 있다.
국산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원료가 되는 소재는 모두 수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금호석유화학과 중부발전, 군산 SGC에너지에서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국내 CCU 시장이 확대되면 원료도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흡수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에는 모두의 4기의 열병합발전소 보일러가 있는데 CCU 설비가 적용된 것은 8호 보일러 한 곳이다. 현재는 굴뚝에서 나오는 배 가스 중 약 10%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CCU 설비를 대폭 확대해야 하지만 구축 및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 아직 흡수제가 비싸고 탈거, 액화 등의 공정에 높은 에너지 비용이 수반된다.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 CCU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헉, 달걀프라이·김치전 부쳐 먹었는데 식...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자사의 CCU 사업은 민간 기업 단위로는 첫발을 내딛은 정도의 초기 단계"라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업 외부에서도 전방위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