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비축 전략 전면 개편]
저장·가공·수요 불확실성
유연한 비축체계 전환 필요성 확대

정부가 핵심광물 비축 전략을 수정하기로 한 것은 핵심광물 비축기지 사업 지연과 함께, 기존 비축 체계의 보완 필요성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핵심광물 비축 체계는 조달청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역할을 나눠 운영하는 방식이다. 조달청이 인천·부산·군산 등 전국 9개 비축기지를 관리하고, 광해광업공단이 해당 시설을 활용해 희소금속과 일부 핵심광물을 비축하는 구조다. 군산 비축기지는 대표 거점으로 꼽히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철금속 중심 체계에 핵심광물 기능이 일부 결합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광물은 리튬, 니켈, 희토류 등 반도체·이차전지·방산·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 교란 발생 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평시 비축과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의 핵심으로 꼽혀 왔다. 특히 새만금 비축기지는 단순 저장시설을 넘어 국가 차원의 핵심광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새만금 비축기지 지연에 창고형 비축도 한계…공급망 탄력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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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구축'을 준비해왔다. 2022년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2023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후 산업부는 2024년 3월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 간 부지매입계약을 쳬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새만금 비축기지는 타 비축기지가 광물과 생활물자 등을 함께 비축하는 것과는 달리 핵심광물만을 비축하는 전용창이다. 일반창고뿐만 아니라 특수창고도 구축한다. 특수창고는 온도·습도에 민감하고 보관조건이 까다로운 희토류·마그네슘 등을 최적의 품질로 장기간 보관한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지난해 추경을 통해 확보되면서 일정이 줄줄이 늦춰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에는 설계 기간을 1년 수준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2년 가까이 소요됐다"며 "현재는 최종 설계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사업비 관리 사업 특성상 예산을 연차별로 이월해 사용하며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현재 51일분인 13종의 핵심광물 비축량을 2031년까지 100일분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신규 구축되는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에 향후 확대 예정인 리튬, 갈륨, 희토류 등 첨단산업의 필수적인 핵심광물을 체계적으로 비축·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규 구축되는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는 비축규모가 현재 사용 중인 비축기지보다 3∼4배 확대될 예정이다. 비축 목표치는 매년 증가하는데 반해, 본예산은 2023년 372억원, 2024년 2331억 원, 2025년 886억원으로 2024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추경에서 확보됐다.


3년간 핵심광물 비축만으로 사용하는 평균 예산이 1912억원이다. 올해 광물분야 예산은 1341억원. 석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소한 매년 2000억 원 정도는 핵심광물 비축 본예산으로 책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축 방식 자체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핵심광물은 정제와 가공 과정을 거쳐야 산업에 투입되는 특성이 있어, 단순히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광이나 중간재 형태로 확보하더라도 후속 공정에 제약이 발생하면 실제 활용이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가공된 형태로 비축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저장 여건과 비용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품목별로 보관 조건이 다르고 장기 저장 시 품질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석유처럼 일괄적인 방식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가격 변동성과 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공공 중심의 대규모 비축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 불확실성 역시 비축 전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기차와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산업 변화에 따라 특정 광물의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기술 발전으로 대체 소재가 등장하는 등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품목 중심의 고정된 비축 전략보다는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은 이러한 인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생산국이 자국 수요를 우선하거나 수출을 제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물량 확보만으로는 공급 안정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이에 따라 확보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고려한 비축 방식으로의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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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은 지난 2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핵심광물: 주도형 공급망 구축 토론회'에서 "과거 석유 중심 산업과 달리 현재는 전기 기반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좌우하는 것이 핵심광물"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협력 체계 재편 속에서 밸류체인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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