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시기 우박으로 배꽃 낙화…수정 우려
최저기온 영하 등 냉해로 비정형 열매 늘어
영양제 등 비용 느는데 매출은 주는 구조

8일 오전 전남 나주 대호동 한 배 과수원에 배 꽃잎이 이틀전 내린 우박으로 인해 떨어져 있다. 민찬기 기자

8일 오전 전남 나주 대호동 한 배 과수원에 배 꽃잎이 이틀전 내린 우박으로 인해 떨어져 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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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에 냉해까지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해 농사를 짓기가 어렵습니다." 8일 오전 전남 나주 대호동 한 배 과수원.


이틀 전 갑작스레 내린 우박으로 바닥엔 아직 배 꽃잎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지난 12년간 이곳 배 과수원을 김종일(53)씨도 우박 피해는 처음이다. 하필 이번 우박은 배꽃이 개화할 시기에 내리면서 수정에 문제가 생겨 열매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우박은 지난 6일 오후 2~3시 나주·담양·곡성·화순·함평·무안 등 6개 시·군에 쏟아졌으며, 크기는 18.0~26.5㎜로 10원짜리에서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달했다.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면적은 총 802㏊로 잠정 집계됐으며, 지역별로는 나주가 742㏊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고, 무안군 50㏊, 함평군 10㏊ 순이다.

특히, 이번 우박은 나주시에도 이곳 대호동 일대에 집중됐다. 김 씨가 피해를 입은 배나무는 120여그루 정도다. 하지만 배 열매는 다음 달 초~중순부터 맺힐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박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다.


김 씨는 배꽃을 바라보며 "수정이 잘 돼서 열매가 나야 하는데, 꽃이 얼음덩어리 우박을 맞아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배 과수원 농가를 괴롭히는 건 우박뿐만이 아니다. 5년여 전부터 봄철에 갑작스레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는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냉해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


꽃이 핀 후 냉해 피해를 입게되면 수술과 암술 등 꽃 내부가 얼어 손상되고, 착과가 어려워진다. 또한 열매가 맺히더라도 비정형 비중이 늘어나면서 배 농가의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또 우박과 냉해로 인해 배꽃 수정에 영향을 받으면 장기적으로 생산 감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김 씨는 우박에 냉해까지 이상기온으로 인해 비정형 열매가 늘어나더라도 한해 농사를 관둘 순 없다. 배 특성상 나무에서 열매가 자라기에 해충 방제부터 수확까지 모두 이뤄져야 내년도에 또다시 배 열매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온이 반복되면서 김 씨는 열매가 잘 자라나게 하기 위해 영양제 등 배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도 늘었다. 결국 배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늘었지만, 이상기온으로 인한 비정형 열매가 늘면서 매출은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김 씨는 "다음 달 맺힌 정상적인 열매 비율이 30% 수준이더라도 농사를 포기하는 순간 배나무에 해충 피해부터 꽃눈이 안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수확까지 신경 써야 한다"며 "이상기온으로 인해 비정형 열매가 늘어나 갈수록 매출이 줄어드는 구조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전남도는 시군별 피해 신고 접수와 현장 조사를 병행하면서 약제 살포 등 생육 회복을 위한 기술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10일 이내 정밀 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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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관계자는 "우박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지원에 나서겠다"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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