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시장 호재 온다… WGBI 편입에 600억달러 유입 기대
금리 하락 기대 속 자금 유입 본격화
"채권시장 사실상 유일한 호재" 분석도
'글로벌 큰손' 일본 자금 유입 규모가 변수
국고채 시장에 600억달러(약 90조390억원) 이상의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관련 자금 유입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금리·환율 안정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간 위축돼있던 채권시장에 사실상 유일한 호재라는 진단마저 나온다.
23일 메리츠증권 등 증권가에 따르면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규모는 6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WGBI는 영국 FTSE 러셀이 발표하는 대표적인 국채 벤치마크 지수로, 현재 총 26개국이 지수에 편입돼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수 성과가 비교적 양호하고 금리 매력도 높아 투자 유인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고채 시장의 사실상 유일한 호재는 WGBI 편입"이라고 말했다.
과거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의 WGBI 편입 사례를 살펴봐도 외국인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액티브펀드를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 규모는 최소 2조~2조5000억달러, 많게는 3조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향후 금리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3월 말부터 WGBI 자금이 유입되면서 전반적인 국고채 금리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보면 1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 시 약 10bp(1bp=0.01%포인트)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WGBI 자금은 일정 기간에 걸쳐 분산 유입되는 특성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총 유입 규모를 감안할 때) 대략 20~30bp 내외에서 시중 금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수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WGBI 편입 이후 매월 50억달러의 신규자금이 12개월간 유입될 경우 환율 하락폭을 약 1.1~6.2%로 추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환율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해외사례의 경우 지수 편입에 따른 환율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 부문에서도 통화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지수 편입이 국채시장 신뢰를 제고해 신용등급이 비슷한 국가 대비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이른바 '원화채 디스카운트'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수 편입을 앞두고 선제적 자금 유입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30년 만기 국고채 경쟁입찰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대표적이다. 윤 연구원은 "이란 사태로 인해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상황에서 지수 관련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4월 정식 편입 전까지 약 10조원 내외 WGBI 추정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향후 8개월간 월평균 77억달러, 총 유입 규모 61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글로벌 채권시장 약세와 주요 투자 주체인 일본 자금 흐름에 따라 유입 강도가 기대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은 해외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국가다. 일본 투자자의 해외채권 잔고는 약 2조4000억달러로 파악된다. 최근 일본 금리 상승으로 자국 채권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채권 투자 자금이 일부 본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윤 연구원은 "자금 유입의 적극성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며 "추종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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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구간별 수혜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김 연구원은 "WGBI는 장기 국채 위주로 구성돼 있고,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단기채 위주로 투자를 하니 지수 편입은 장기 구간에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라면서도 "장기보다 3~5년 중기 구간 수혜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주요 패시브 자금 유입 강도를 확인하는 것이 단기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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