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日, 대미 투자 손실 위험 제로…美 인프라에 투자"
첫 프로젝트는 '전력'될 듯
연내 1호 사업 확정
비자 규제 완화…상무부가 직접 발급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28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달러를 발전소와 파이프라인 등 손실 위험이 제로(0)에 가까운 미 인프라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안에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사업을 확정할 계획인데, 첫 번째 프로젝트는 전력 인프라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공장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하고, 공장 건설 인력의 비자 발급은 상무부가 직접 담당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일 양국이 합의한 대미 투자·융자 계획의 구체적인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발전소와 파이프라인 등 위험이 거의 없는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일본의 전력·조선 관련 대기업 10~12곳이 이미 미국 내 투자 프로젝트 검토에 착수했으며, 연내에 1호 사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7월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융자 프레임워크 설정에 합의했으나,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첫 사업이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와 회수 구조가 불투명해 일본 기업 상당수는 여전히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러트닉 장관은 "사업 대상은 발전소 건설 등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공동 투자 사업이 될 것"이라며 "첫 단계부터 일본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위원회가 심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사업은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양국의 공동 설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투자가 아니라 미·일 합의 기반의 협력 투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본 정부 설명에 따르면 5500억달러 한도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등 정부계 금융기관이 출자·융자·보증을 제공할 수 있는 범위를 의미한다. 러트닉 장관 역시 "이는 기업이 자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경제 안보 목적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일본 측과 입장을 같이 했다.
그는 "투자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캐시플로)을 양국이 분배하도록 설계해, 일본 측은 원금과 이자를 전액 회수할 수 있으며 일본 납세자에게 부담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5500억달러 규모를 향후 확대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러트닉 장관은 미·일 투자의 핵심 분야로 전력·에너지 부문을 꼽았다. 그는 "이번 투자는 일본과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공동 투자"라고 강조하며 "첫 번째 프로젝트는 전력 인프라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거론했다. 그는 "매우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일본이 참여하면 LNG 인수권을 확보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체 550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전력 및 에너지 개발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비자 문제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관련 규제 완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러트닉 장관은 "공장 건설이나 미국인 교육 연수를 위해 입국을 희망하는 직원 명단을 제출하면 상무부가 직접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비자 발급을 담당하던 국무부의 일부 권한을 상무부로 이관하는 조치로,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 실행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한 사실상의 규제 완화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9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인력이 비자 문제로 체포된 사건 이후 한국·일본 등 해외 기업들이 비자 제도 개선을 잇달아 요구했다.
러트닉 장관은 분야별 추가 관세와 관련해 일본에는 기본세율 1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전 세계에 부과하는 상호관세(15%) 외에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산업군에 추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일본산 반도체와 의약품의 경우, 분야별 추가 관세가 도입되더라도 세율은 15%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일 간 합의된 '반도체·의약품 최저세율 유지 원칙'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일본 측이 우려해온 합의 불이행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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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장관은 끝으로 희토류(레어어스) 공급망 동맹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공급망 불안이 커진 만큼, 양국이 희토류 공동 공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날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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