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그린란드 여성에게 수십년간 강제 피임 시술"…진상조사 결과 '충격'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 인구 조절 목적
강제 피임 정책 펼쳐…동의 없이 피임 시술
10대들도 피해, 생리 멈추고 불임 되기도
덴마크가 과거 식민지였던 그린란드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여성들을 사전 동의 없이 강제로 피임시키고, 이로 인해 일부 여성은 평생 불임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그린란드대·남덴마크대의 공동 조사 결과 덴마크가 과거 그린란드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강제 피임 정책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18세기 덴마크의 식민지가 됐고, 1979년 덴마크 자치령이 됐다.
지난해 그린란드 원주민인 이누이트족 여성 150여명은 동의 없는 자궁 내 피임장치(IUD) 삽입 시술로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개인의 증언과 의료 기록, 역사적 문서 등을 바탕으로 진상을 규명했다. 조사 결과 덴마크 의사들은 1960~70년대,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수십년간 그린란드 여성들에게 시술을 해왔다.
보고서에는 총 410개의 사례가 담겼는데, 이 중 349건에서는 피해자들이 시술로 인해 합병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피임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고 피임 장치를 삽입하라는 권고도 사전에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12세 소녀들도 시술을 받았으며 과다 출혈과 감염, 통증으로 누워있거나 학교에 가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성들은 의사들에게 IUD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의사들은 거부했다. 피해자들은 이로 인해 만성 통증과 수치심, 고립 속에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는 자신이 직접 장치를 빼내기도 했다. 당시 13세였던 한 여성은 "다른 여자아이들이 잡아당겨서 뽑았다고 해서 나도 내 IUD를 뽑아냈다"라고 밝혔다.
IUD 삽입 대신 호르몬 피임 주사제인 데포-프로베라 주사를 맞은 여성들도 있었다. 이 주사를 맞은 여성 중 일부는 생리가 영구적으로 멈추거나 불임이 되기도 했다. 자궁이 장기적으로 손상돼 수술로 제거한 여성도 있었다.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공식 정책으로 강제 피임을 시행했었다. 이 사건이 공론화되자 지난달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책임을 질 수는 있다. 덴마크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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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린란드 주민들은 "식민 지배가 끝났는데도 식민 주민으로 취급됐다"며 덴마크 정부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15세 때 동의 없는 IUD 삽입 시술을 받았다는 한 여성은 덴마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보고서는) 우리가 당한 일에 대한 인정"이라며 "누구도 여기서 도망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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