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지출 5억9900만 달러
적자 규모 3억6320만 달러
2025년 2분기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 적자가 3억632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한 수치다. 국내 법률 서비스 수입이 2억 달러대에서 정체된 반면, 해외 지출액이 6억 달러에 육박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법률 서비스 수입은 2억3580만 달러, 지출은 5억9900만 달러다. 수입은 전년 동기(2억2530만 달러) 대비 4.66%(105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 1분기(2억1440만 달러)보다도 수입액이 커졌다.
그러나 계속해서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올 2분기 법률 서비스 지출액은 전년 동기(5억1120만 달러) 대비 17.18%(8780만 달러) 증가하며,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법률 서비스 지출은 2023년 4분기에 처음 5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24년 1분기 4억6170만 달러로 내려왔다가 2024년 2분기(5억1120만 달러)부터 다시 5억 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5억7900만 달러, 4분기 5억9800만 달러로 6억 달러를 육박하다가 2025년 1분기 5억7570만 달러로 다시 내려왔는데, 2분기 들어 6억 달러에 다시 근접했다.
이에 따라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 적자도 확대됐다. 2025년 2분기 적자는 전년 동기(2억8590만 달러) 대비 27.03%(7730만 달러) 늘었다. 적자 증가율은 2025년 1분기(전년 동기 대비 63.81% 증가)보다는 둔화됐지만, 적자 규모 자체는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 적자는 △2024년 3분기 3억2680만 달러 △2024년 4분기 3억1890만 달러 △2025년 1분기 3억6130만 달러 △2025년 2분기 3억6320만 달러로, 2024년 3분기부터 3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IT 기업 해외영업, 국제분쟁 증가 때문"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은 특정 산업군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영업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 법률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데다,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 법무팀의 역량이 강화돼 해외 로펌과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업무를 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를 집계하면서 IT 산업군 일부 대기업이 해외에 지급한 비용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률서비스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특허와 기술 관련 해외 법률 자문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별 규제 자문과 국제 분쟁 증가가 법률 서비스 무역 수지 적자가 더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로펌 서울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한 미국 변호사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 확대로 현지 분쟁이 늘고, 글로벌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제기하는 지식재산권(IP) 특허소송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크게 변했고, 인공지능(AI) 등 법률 서비스를 요하는 새로운 분야가 생겼다"며 "유럽에서는 방위산업, 미국에서는 ESG 정책 변화로 인한 대응 자문 수요가 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른 글로벌 로펌 서울사무소의 대표변호사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 확대와 함께 국제 분쟁 업무도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해외 중재 판정에 대한 항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신재생에너지, 우주법 분야에서 산업 규제 관련 법률 자문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 법무팀의 규모가 커지고 이들의 역량도 탄탄해지면서 '직거래'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외 로펌과 직거래 규모와 빈도가 늘었다는 것이다. 류윤교(43·변호사시험 2회) 한국사내변호사회 사무총장은 "최근 사내 변호사 중에는 해외에서 유학했거나,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이들이 많다"며 "복잡하거나 대형 사건은 국내 로펌과 협업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업 법무팀이 직접 해외 로펌과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제통상 업무를 수행하는 한 대형 로펌 변호사도 "과거에는 기업 내 변호사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법무팀과 변호사 수가 늘고 이들의 역량도 크게 향상돼 국내 로펌을 거치지 않고 해외와 직접 거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법률 서비스로 한국이 벌어들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025년 2분기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해외 기업 등에게 국내 로펌들도 꾸준히 더 많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대표는 "영국도 내수만으로는 법률시장 활성화가 어려워 국제화를 적극 추진한다"며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법률시장을 국제화하면, 로펌 규모와 관계없이 자문 수요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상 전문가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한국 로펌도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해야 한다"며 "관세 협정에서 논의된 대규모 투자펀드가 이행되는 과정에서 법률 서비스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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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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