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1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와 더불어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국무회의 통과로 당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현장 의원총회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1주일이 지났는데 대한민국 사법 체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흔들리고 있다"며 "절대권력의 사법 파괴 행위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탐했던 권력의 진짜 목적은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사법리스크 방탄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대한민국 법치와 자유민주주의가 절대 권력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서울고법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기일을 변경하고 추후 지정했다고 밝혔다.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는 부연 설명을 고려할 때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은 대통령 퇴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검토되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형사사건 변호인들을 헌법재판관에 앉히려 노골적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과거 경기지사 재직 시절 사실상 집사 변호사처럼 법률자문을 받은 이 변호사를 넣으려고 한다. 그야말로 기시감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총선 당시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불거진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민 마음 속에 이 대통령의 법적·도덕적 권위는 무너졌다"며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나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게 한없이 엄격한 정권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 것 같냐"며 "민주당이 사법부를 권력으로 억누르든 법으로 억누르든 힘으로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원히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사법부를 향해 "권력의 바람 앞에 미리 알아서 누워버리고 스스로 원칙을 허문 사법부에 공정한 저울을 기대할 수 없다"며 "애초에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 의지는 있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릴레이 농성 및 범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사법부 압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에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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