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과기부총리 다시 세우자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 빅뱅
단순 기술 넘어 국가 명운 좌우
AI파고 넘을 강력한 리더십 절실
이번 대선 과정서도 필요성 부각
참여정부때 3년간 운영
신성장 동력 사업 주도하고
범부처 협력 이끌어냈던 경험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AI 시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은 이번 대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주도로 과기부총리 도입 법안이 발의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과기부총리 도입을 공약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를 통합하고 현재 부총리 2명 체제를 3명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기부총리제의 재등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과기부총리가 필요한 건 정책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서다. 이는 과거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3년간 운영된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가능성을 입증했다. 당시 과기부총리는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권과 과학기술 관련 정책 총괄이라는 실질적 권한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사업을 주도하고 범부처 협력을 이끌었다. 정윤 전 과기부 차관(현 청운대 총장)은 "과기장관회의 참석률이 국무회의보다 높았을 정도로 활성화됐고 추진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각광받는 AI 기술은 특정 부처의 영역을 넘어 과학, IT, 산업, 교육, 국방 등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분산된 예산, 부처 이기주의, 중복 투자로는 급변하는 AI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 국가 AI R&D 전략을 총괄하고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며 과감한 규제 혁신을 단행할 수 있는 '실권형 과학기술 부총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글로벌 경쟁국들은 이미 국가 차원의 AI 총력전에 돌입했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딩쉐샹 부총리가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주임을 맡아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부총리가 이끄는 '미래경제위원회'가 AI, 스마트네이션 등 국가 전략을 총괄한다. 첨단 기술 강국 이스라엘 역시 혁신과학기술부 장관이 준부총리급 위상으로 국가 R&D를 주도한다. 이들 국가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국가 AI 전략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하며 미래를 선점하고 있다.
다행히 정치권에서도 과기부총리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AI 시대의 위기 극복과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강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속도를 내야 한다.
서용석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미국, 중국과 경쟁하려면 물량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전략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자원 배분의 효율화를 위해 과기부총리를 중심으로 우리만의 혁신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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