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지분 58.62% 인수 마무리
구본성·구미현 지분 58.62% 8700억원 매입
한화 계열사로 정식 편입
로봇·푸드테크 등 그룹사 신사업 시너지 기대
한화그룹이 국내 2위 급식 업체인 아워홈 인수를 마무리하며 5년 만에 단체급식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의 서비스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 지급을 완료하고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의 지분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장녀 구미현씨가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 측이 확보하는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포함한 전체의 58.62%로 취득을 위해 투입하는 금액은 총 8695억원이다. 우선 전체 지분의 50.62%를 인수하는 1차 거래를 완료하고 인수대금 7508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2년 안에 2차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소유한 주식 8%를 1187억원에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7개월 만에 인수 절차 마무리
이번 거래는 한화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주도로 지난해 10월부터 약 7개월간 진행됐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애프앤비'를 설립하고, 지난달 국내외 정부기관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당초 지난달 29일 거래를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워홈이 해외 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현지 정부의 기업 결합 승인이 늦어져 계획보다 2주 이상 지연됐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아워홈은 한화의 정식 계열사로 편입됐다.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아워홈 이사회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에는 구미현 회장과 그의 남편 이영열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 등 3명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인수 과정에서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구지은 전 부회장의 반대가 최대 변수로 지목됐으나 법원에 매각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등 직접적인 법적 대응은 없었다. 한화의 인수를 막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화에 지분을 넘기기로 한 오너가의 장남, 장녀와 달리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는 회사 지분 매각에 반대해왔다. 향후 이들이 주인이 바뀐 아워홈에서 주요 주주로 남아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지분 과반 이상이 큰 잡음 없이 한화 측에 넘어간 만큼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짚었다.
급식 자동화·푸드테크 시너지 기대
한화가 단체급식 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자재유통·단체급식 사업부문(현 푸디스트)을 국내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손을 뗐다. 아워홈을 품에 안고 국내 단체급식 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을 올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 3조1818억원을 올린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업계 2위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매출 1조6253억원, 영업손실 93억원으로 흔들렸으나 이듬해부터 빠르게 업황을 회복했다. 단체급식뿐 아니라 식자재 유통, 컨세션(식음료 위탁운영), 가정간편식(HRM)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다. 이번 인수로 한화 계열사의 급식을 수주할 가능성이 열렸다. 또 범 LG가인 아워홈의 이탈에 따른 LG 계열사의 급식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레저와 식음부문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성과를 내온 한화호텔앤드리트와 아워홈이 한가족이 되면서 양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부사장이 눈독을 들이는 신사업과 협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부사장은 한화의 유통·외식·호텔·레저·로봇 등의 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전 세계 450조원 규모로 평가되는 푸드테크 분야에 관심이 크다. 지난해 2월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했다. 아워홈 인수를 통해 푸드테크 개발을 통한 주방 자동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아워홈과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화와 한식구가 된 만큼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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