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우크라 방문…젤렌스키 "같이 최전선 방문하자"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을 강요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켈로그 특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켈로그 특사는 "모든 것이 여전히 논의 대상(on the table)"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나토 가입이나 영토 수복 등 우크라이나의 종전 요구사항에 선을 그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발언이다.
켈로그 특사는 이날 나토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 참석해서도 우크라이나의 항구적 평화 보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나토는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요구 사항만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 켈로그 특사는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러시아의 북한·이란·중국과 관계를 언급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글로벌 현안'이 거론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러시아 측에 파병 북한군의 완전한 철수, 북·러 무기 거래 중단 등을 협상 조건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유럽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모든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합리적이거나 실행 가능하지 않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15일 뮌헨안보회의에서도 유럽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고 역할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규모 토론장(large group discussion)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켈로그 특사는 당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며 '이중 트랙(dual-track)'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은 미국과 우크라이나·동맹국 간 협의를 맡아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들의 얘기를 듣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가 미·러 간 협의를 맡는다는 것이다. 미·러 고위급 회담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켈로그 특사는 18일 오전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두 사람의 회동은 당초 이날로 예정됐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주요국 정상 긴급 회동에 참석하느라 하루 연기했다.
오는 20일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켈로그 특사가 최소 이틀 정도 머물 것이라면서 "그와 함께 최전선을 가고 싶다. 그가 거부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전했다. 최전방에서 러시아 침공의 '현실'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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