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컴퍼니, 댓글 분석해 매출 40억 성과
댓글 전문에서 키워드 추출…커머스에 활용
'봄날엔' 브랜드로 K-디저트 해외 진출 목표
“이젠 홈쇼핑처럼 딱딱한 방식으로만 물건을 팔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매일 콘텐츠를 찍던 집에서 자연스럽게 팬과 소통하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구독자가 63만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 ‘여수언니’는 지난해 연말 유튜브에서 디저트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해 ‘대박’이 났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한 지 2시간 만에 2억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성공적인 매출의 배경에는 지난 2018년부터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해 온 기업 ‘와이어드컴퍼니’가 있다.
황봄님 와이어드컴퍼니 대표는 2006년부터 로레알코리아, 샤넬코리아 등 뷰티 브랜드에서 10년 넘게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이다. 그는 당시 떠오르던 소셜미디어였던 블로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높은 성과를 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친밀한 소통 중심의 영상 콘텐츠가 대세가 될 것이라 확신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황 대표는 자사의 강점으로 ‘데이터’를 꼽았다. 카이스트와 협력 연구해 구축한 크리에이터 세일즈 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크리에이터와 상품의 궁합 수준, 예상 고객 참여도 등을 계산하고 이를 실제 커머스에 활용한 것이다. 그는 “단순히 좋아요 수, 댓글 수처럼 드러난 수치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댓글 전문을 분석하고 고객이 감성과 관심사를 담은 키워드를 분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와이어드컴퍼니의 알고리즘은 특허를 3건 취득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여수언니와의 협업 사례의 경우 댓글 4만5000여개를 분석해 보니 크리에이터가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약과’는 물론 '위로', '행복', '언니', '에너지' 등의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에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디저트 브랜드로 방향을 잡고 첫 상품인 약과를 출시했다. 디저트 브랜드 ‘봄날엔’은 약과 첫 출시에 200만명이 몰렸고 지난해 한 해에만 약과 단일 품목 매출이 40억원 가까이 나올 정도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전략도 좋은 성과를 거둔 비결 중 하나다. 단순 PPL(간접광고)이 아닌 철저한 소통 데이터 분석과 구독자가 만든 밈 등으로 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봄날엔 브랜드는 제품 개발부터 브랜딩까지 크리에이터와 시청자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형성됐다. 구독자가 좋아할 맛을 고민하는 것부터 공장에 발품을 팔며 수제 약과 같은 맛을 구현하기까지 전 과정을 콘텐츠로 제작해 공개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쇼핑’ 기능을 활용해 카페24 플랫폼으로 구축한 D2C(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봄날엔 스토어와 여수언니 유튜브 채널을 연동하고 콘텐츠 내에 상품을 직접 노출하는 방식으로 사업 효율성과 구매 전환율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렸다.
황 대표는 “구독자를 소비자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상품이 좋아야 하고 상품을 기획·제작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하며 진솔하게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며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거나 소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가 영상을 보면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유튜브 쇼핑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봄날엔 브랜드는 지난해 초, 카페24 플랫폼으로 쇼핑몰을 새로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와이어드컴퍼니는 봄날엔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 K-디저트를 알릴 계획이다. 현재 와이어드컴퍼니의 매출 10~15% 정도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해외에서 K-디저트를 잘하는 브랜드를 찾다가 우리 브랜드에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과, 크림떡, 요거꿀떡에 이어 여성들이 디저트로 선호하는 요거트나 초콜릿 관련 아이템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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