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논란
22개국 참전국 석재 받아 조형물 건립
지상 및 지하로 나눠 우방국 국기 송출
세종로공원 종합정비… 2027년 완공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6·25 참전국을 상징하는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다. 22개 참전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미디어월과 조형물을 만들어 감사를 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건립을 예고하며 논란이 된 후 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우방국에 대한 감사의 상징 공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광화문 광장 조성 계획을 공개하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 오 시장이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며 논란이 됐던 곳이다. 이후 서울시는 별도의 의견 수렴에 나섰고 '6·25 유엔 참전용사'로 주제를 선회해 국제 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시가 공개한 '감사의 정원'은 참전국을 상징하는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와 보 사이의 유리 브릿지 등으로 구성된 지상부,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감사의 공간이 들어선 지하부로 구성됐다.
지상부에는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시각화한 5.7~7m 높이의 22개 조형물 '감사의 빛 22'를 설치한다. 특히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린다. 22개 조형물은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검은 석재의 물성은 이들 국가와의 단단한 유대감을 상징한다. 조형물은 광장의 전반적인 경관과 어우러지게끔 남북 방향으로 좁게 배치된다. '감사의 빛 22'는 다채로운 빛 연출이 가능해 우방국 기념일 등에 빛을 활용해 감사의 예우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해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한다. 방문객은 지상 조형물 사이 유리 브릿지 위를 걸어 세종로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유리 브릿지에는 스마트글라스가 내장돼 지하에서 올려보았을 때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오 시장은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22개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예고했다. 오 시장은 감사의 공간을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 조성을 계기로, 일대 세종로공원 종합정비에도 나선다. 이날 '감사의 빛 22'를 포함하는 '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 설계 공모' 시상식을 열었다. 당선작은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22'로 서울시는 이달 중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로공원은 연면적 8768㎡, 지상 1층~지하 2층으로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이 들어선다. 그동안 도심 한복판에 위치함에도 혹서·혹한기 등에 이용하기 힘들었던 야외 광장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세종로공원을 세 개의 파빌리온(정자)과 수(水)공간, 숲 공원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연간 30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는 4일 한국전쟁 참전 22개국 주한외교단을 초청해 '감사의 정원' 조성 관련 사업 설명회도 갖는다. 오 시장은 참전국이 보여주었던 희생과 인간애, 국제적 연대에 감사를 전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의 의미를 대사들에게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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