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원포인트 임시주총 개최
가맹사업 추가 정관 변경
가구 대리점과 협업 신사업 검토
롯데하이마트 가 이달 초 임시주총을 열고 정관을 변경해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국내 가전양판 시장이 침체하면서 실적 악화로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가구·인테리어 대리점과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초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에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가구·인테리어 맞손 시너지 기대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국에 327개의 오프라인 직영점포를 운영 중인데,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과 손잡고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을 가구나 인테리어 매장에서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7월 종합 홈 전문기업 한샘 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에서 가전·가구 특화 매장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을 출점했다. 또 같은해 11월에는 인천 미추홀구 롯데하이마트 주안점에 한샘 가구 상담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신혼부부와 이사하는 분들은 가전제품을 고를 때 인테리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가구나 인테리어를 선택하면서 어울리는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와 협업할 파트너는 한샘이 거론된다. 롯데하이마트가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한샘을 인수할 당시 모회사 롯데쇼핑과 전략적투자자(FI)로 참여해 500여억원을 출자한 점도 협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배경이다. 다만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하면서 가구·인테리어 업계와 협업하는 방안을 하나의 사례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특정 기업과의 협업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적 부진 탈출 '시동'
롯데하이마트가 '원포인트 임시주총'을 통해 신사업을 추가한 것은 그동안 이어진 실적 부진 탓이다. 2012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 회사는 2017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듬해 적자전환한 뒤 갈수록 매출이 뒷걸음쳤고, 수익성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e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몸집이 크게 줄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4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3년 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600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5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하이마트는 2021년 427개였던 전국 점포수를 지난해 3분기 기준 327개로 줄였고, 재고관리와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며 2023년 영업이익 8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롯데하이마트는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말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돌면서 롯데하이마트 매각설이 다시 불거졌다. 롯데그룹의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롯데렌탈을 외국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다. 다만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공시를 통해 "현재 롯데하이마트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지분 65%가량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하이마트는 향후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대형 가구·인테리어 업체와 협업해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살리고, 가전 상품을 함께 전시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대신 임시 주총을 통해 정관을 일부 변경하는 안건을 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정기 주총 이후 사업을 추진하면 시점이 2분기로 넘어간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점포 리뉴얼과 자체브랜드(PB) 강화 등의 사업전략을 통해 2029년까지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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