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친(親)트럼프 매체 폭스뉴스 출신들을 2기 내각 수장 자리에 잇달아 앉히고 있다. 자신의 정책 기조에 절대적으로 복종할 '마가(MAGA·트럼프의 선거 구호) 전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내각의 전문성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2기 내각에서 폭스뉴스 출신들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피트 헤그세스 ▲교통부 장관 후보자 숀 더피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자 털시 개버드 ▲주이스라엘 대사 지명자 마이크 허커비 ▲국세청장 후보자 빌리 롱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폭스뉴스 진행자나 출연자로 활동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일 국무부 대변인 자리에 폭스뉴스 고정 출연자 출신인 태미 브루스를 임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공직에서 기용한 폭스뉴스 출신은 1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매체인 폭스뉴스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장 우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폭스뉴스는 부동산 재벌 출신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적 부상을 주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시절 폭스뉴스를 정책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로 이용했다.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사기' 주장에 힘을 싣는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폭스뉴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송 출연을 제한하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으나 뉴스 시청자들의 반대에 밀려 입장을 번복하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다시 회복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대통령 선거 개표 과정에서 '트럼프 승리'를 가장 먼저 선언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2기 내각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충성심 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다. 경제 ·대외·이민 분야 등에서 정책 대전환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폭스뉴스 출신이 제격이라는 얘기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정부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공화당 내 아웃사이더로, 주변에 '자기 사람'이 없었고, 외부에서 발탁한 정부 고위 인사들과 수시로 충돌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을 폭스뉴스 출신들로 대거 채우면서 임기 내내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이 경험, 전문성이 아닌 이념이나 정치적 이익에 좌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40대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예비군 영관급 경력이 전부다. 통상 국방부 장관은 장성 출신의 60대 이상 인사가 맡는다. 미 언론에서 "폭스뉴스 출신의 후보자들은 이력서가 얇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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