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원달러 환율 급등 마감
단기 상단 1450원 가능
탄핵정국 장기화 조짐으로 인한 불안으로 9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대폭 하락해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에 올라섰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허영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 이후 탄핵이 불발되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갔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주간 기준 2022년 10월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8원 오른 1426.0원에 개장한 뒤 장중 한때 1438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원화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에만 24.5원 뛰면서 전 세계 주요국 통화 중에 가장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 원화는 달러 대비 1.86% 평가 절하된 반면, 유로화(+0.03%), 엔화(+0.10%), 파운드화(+0.26%) 등은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계엄사태로 인해 외환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정치 불안에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훼손됐기 때문에 정치 문제가 완화되기 전까지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불안이 지속되는 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 시 3~6개월간은 사태가 지속됐는데 주말 탄핵 표결이 부결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했다"며 "매주 토요일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에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계속되는 정국 불안에 원화약세 부담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련의 사태가 원화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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