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 페루 APEC 정상회의 참석
의자에 앉아 인사하고 스마트폰 만지작
다른 행사로 단체 사진 늦어…비판 쇄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가 최근 남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한 행동이 자국 내에서 외교 결례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1일 산케이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15∼16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자신은 의자에 앉은 채로 서 있는 다른 정상들과 악수하거나 회의 진행 중 팔짱을 끼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같은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외교 결례' 논란이 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당시 엄숙한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조적이었다”며 이시바 총리를 비판했다. 또, 이시바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기 위해 두 손을 내민 장면도 포착돼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됐다. 외교 의례에 의하면 양측 정상은 대등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모두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 사망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데 시간이 지연돼 APEC 정상회의 단체 사진 촬영을 놓치기도 했다.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대사는 “정상이 수십명 모이는 회의 전에는 인사 요청이 쇄도해 이시바 총리가 앉아서 악수한 것만으로 외교 결례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단체 사진 촬영은) 공식 행사이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늦어서는 안 된다. 세계 어디서나 (교통) 정체는 일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트럼프 당선인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요미우리신문에 “원래는 새 총리가 직접 돌아다니며 인사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이번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미국에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원칙적으로 내년 1월 취임 이전에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지난 18일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조기 회담으로 얻을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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