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사모 부동산펀드·리츠 활성화해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연쇄 부실의 근본 원인인 시행사의 저자본-고차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PF 사업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개발사업 전담 사모형 부동산 펀드를 활성화하고 시행사 자본비율 규제를 강화할 것을 13일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부동산 PF 사업은 시행사가 적은 자본만 투입해도 성공 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사업에 실패하면 관련 신용위험이 건설사와 금융사뿐 아니라 수분양자에게 전가되고 최악의 경우 시스템 위험(리스크)으로도 전이될 수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 따르면 2021~2023년 3년간 추진된 부동산 PF 사업장 300여곳의 시행사 평균 자기자본 투입비율은 3.15%에 불과하고 사업비의 약 97%를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PF 사업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관투자자의 지분투자를 활용하는 개발형 사모 부동산펀드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활성화해 시행사의 자기자본 규모를 확대하고 저자본-고차입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발 단계에서 기관투자자의 지분 참여를 저해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세제상 불이익을 제거하는 특례조치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행사에 대한 자본비율을 강화하는 건전성 규제를 함께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행사에 아무런 자본 규제가 없는 규제 체계의 정비 없이 개발형 사모 부동산 펀드와 리츠를 도입하는 것만으론 시행사의 저자본-고차입 구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법인의 경우 자본금 3억원 이상, 개인사업자의 경우 영업용자산 평가액 6억원 이상의 요건을 갖추면 시행사 등록이 가능하다.
아울러 부동산펀드와 리츠에 적용되는 근거 법령과 주관부서가 다르다는 측면을 고려해 시장 활성화 및 규제차익 발생 최소화 차원에서 양자 간 규제 격차 해소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형 사모 부동산 펀드와 리츠가 부동산 PF에 참여하면 고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사업성 평가 및 개발 관련 전문가 집단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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