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두 달 전 유세 현장에서 총알을 비껴간 것에 이어 이번에는 골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건에 직면했다. 첫 암살 시도 때와 달리 다치지는 않았지만, 대선을 51일 앞둔 상황에서 초박빙 판세로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기 소유 골프장 5번 홀과 6번 홀 사이에서 골프를 치던 중 주변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경호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앞서가던 경호국 요원이 골프장 외곽 덤불 사이에서 무장한 남자가 AK-47 계열 소총을 겨누는 것을 보고 그 방향으로 총을 발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즉각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가 이후 인근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이동했다.
용의자는 경호국의 사격에 총을 떨구고 현장에서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인근 지역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용의자는 58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전쟁에서 싸울 외국인 자원자를 모집하는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그는 과거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이 2016년 대선 때 투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난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이라고 적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한 야외 유세 중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아 다친 지 약 두 달 만에 발생했다.
미국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사이에 팽팽하게 갈려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대결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선(11월 5일)을 고작 51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이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7월의 총격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더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해온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는 이번 사건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내 목숨을 겨냥한 또 다른 시도 이후 내 결의는 더 굳건해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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