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쇼크 덮쳐
美침체 우려, 반도체주 급락, 엔고 전망

일본 증시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가 2일 갑작스러운 '트리플 쇼크'로 6% 가까이 폭락했다. 앞서 미국의 제조업·고용 지표 악화로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뉴욕증시가 급락한 데다, 그간 증시 랠리를 견인해온 반도체주가 일제히 내려앉은 여파다.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2216.63엔(5.81%) 폭락한 3만5909.70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은 1987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도쿄증시 1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토픽스 지수(TOPIX)도 6.14% 떨어졌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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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3가지가 손꼽힌다. 먼저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와 이에 따른 뉴욕증시 하락세가 도쿄증시로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지수는 당일 공개된 제조업·고용 지표로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7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경기 위축을 뜻하는 50 아래에 그쳤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위축 시그널을 강화했다.


닛세이 자산운용의 노다 켄스케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지표 악화로 지금껏 미국 경기의 소프트랜딩(연착륙)을 점쳤던 투자자들이 하드랜딩(경착륙)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며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이 단순히 인플레이션이 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도쿄 증시를 떠받쳤던 일본 반도체 주식들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인텔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실적 불안이 가중된 것도 투심을 냉각했다는 평가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도쿄일렉트론이 12%, 소프트뱅크그룹과 어드반테스트가 8%가량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미즈호 증권의 미우라 토요 시니어 기술 애널리스트는 "엔저에 따른 실적 상향조정 기대로 매수세가 붙었던 주요 기업들 중심으로 매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수요에 비해 과도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AI 거품론이 일고 있는 것 역시 기술주 약세의 요인이 됐다.


여기에 엔화가치도 오름세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정책금리를 0.25%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Fed도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그간 엔저의 원인이 됐던 미일 금리차도 축소되는 상황이다. 이달 초만 해도 달러당 160엔대였던 달러·엔 환율은 BOJ 회의 결과 발표 무렵 151엔까지 하락 후 현재 149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도쿄증시 하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즈헤르 칸 UBP 인베스트먼트의 시니어 펀드매니저는 "환율도 주식도 변동이 너무 커 해외 장기투자자는 지금 시장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D자산 매니지먼트의 사카이 유스케 시니어 트레이더는 "지금은 하방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호실적 등 며칠전의 호재는 잊혀진 채 매도세"라고 전했다. 미쓰비시 UFJ 에셋 매니지먼트의 도쿠오카 쇼이치 수석펀드매니저는 "하루 낙폭으로는 조금 과도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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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제 일본 시간으로 이날 밤 공개되는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실업률이 예상보다 악화할 경우 다음주 초 도쿄증시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월가에서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1%로 직전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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