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역대최대 세수 결손에도
정부와 야당, 생색내기 경쟁
재정 악화 미래 세대에 큰 부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은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거대 야당은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민주당 총선 승리 답례 현금 살포와 다를 바 없는 막대한 재정지출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거대 야당 공히 이미 쌓이고 있는 재정적자에 대한 대안은 고사하고 근시적인 생색내기에만 급급하니, 국민들은 한숨이 절로 난다.
한국세무사회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하여 1주택자 등 중산층 감세효과는 미미하지만 고액 자산가 위주의 감세정책이라고 평가했으며, 통합투자세액 공제 연장 및 공제율 상향으로 대기업과 고액 자산가에 대한 조세 감면은 확대했지만 신용카드와 전자신고에 대한 공제는 낮춤으로써 소상공인과 국민에 대한 비과세와 감면은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속세 부담은 피상속인의 6.5%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상위 1%가 상속세 총액의 64%를 부담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출 경우, 수혜자는 2400명에 1조9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추정되고 있는 만큼 부자 감세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한편 대기업 등 주식할증평가제도만 폐지했지만 중소기업 비상장주식에 대한 과대평가 문제는 외면하여 역차별을 초래한다.
총선으로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서 심사 중이다. 이 법안은 이재명 전 대표의 총선 공약이자 22대 국회 들어 이재명 의원의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된 법안으로 전 국민에게 4개월 안에 써야 하는 지역사랑상품권 25만~35만원을 지급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내용이다. 내수 침체가 심각한 만큼 내수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25만씩을 지급하자는 것은 사실상 민주당 총선 승리 축하금 살포와 다를 바 없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회예산처 추계로는 최소 12조 8000억원에서 최대 17조 9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법안이 이재명표 ‘먹사니즘’을 대표하는 정책이라면, 어려움이 심한 저소득계층에 집중하거나 자영업자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사용하여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전 국민에게 상품권을 뿌리자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 개발 역량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며, 민주당을 의석의 절반을 넘는 거대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을 크게 실망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정부와 거대 야당이 공히 늘어나고 있는 세수 결손은 외면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생색내기’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정부는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인 56조4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세수 결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고된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 지난 3년 세법 개정안이 가져오는 향후 각 5년간 감세 규모 합계는 무려 8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정부가 세수 부족을 어려워하지 않는데, 하물며 거대 야당이 제정 방출로 국민들에게 생색내기 경쟁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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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세정은 집권 초의 건전재정 기조를 포기하고 성장 제고를 위해 낙수효과 촉진으로 전환하여 부자 감세의 함정에 빠졌다. 한편 민생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대 야당이 전 국민 상대로 상품권을 살포하는 것은 결코 타당한 정책 대안일 수 없다. 정부와 거대 야당 공히 국민을 더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면 잘못된 정책을 수정해야 마땅하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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