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호사시험에 처음 도입된 컴퓨터 작성 방식(CBT) 방식에 대한 수험생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시험 피로도가 줄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일부 수험생은 컴퓨터 화면이 꺼지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 불안감에 떨기도 했다. 변호사시험은 검사, 로클럭 등 공직자 선발 과정이기도 한 만큼 주무 부처인 법무부의 섬세한 감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CBT 변호사시험 모의시험장 [사진출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2023년 CBT 변호사시험 모의시험장 [사진출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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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글씨 벗어나 피로도 낮아졌지만 전산 오류로 화면 꺼지기도

지난 9~13일 제13회 변호사시험이 치러졌다. 특히 올해는 기존에 손으로 작성하던 사례형과 기록형 시험에 CBT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수기 작성은 컴퓨터가 보편화된 시대에 맞지 않고 악필로 인한 불이익 걱정 등 수험생에게도, 채점자에게도 불편한 시험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CBT 도입을 중점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했다.


실제 올해 시험을 치른 수험생 대다수는 CBT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민(32·남) 씨는 “수기로 볼 때랑은 시간과 피로도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CBT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주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A 씨(31)는 “원래 시험 보면 그 다음날 거의 쉬기만 해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수험생은 시험을 치르다가 화면이 두 번 이상 꺼지는 불상사를 겪었다. 지난 10일 한양대 로스쿨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B 씨(30)는 “시험 보다가 화면이 두 번 꺼지는 바람에 다른 수험생보다 8분 더 문제를 풀었다”며 “학교 측에서 대처를 잘 해줬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행정소송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쿨 자체 예산으로 구축...시험장 격차로


법률신문이 한양대 로스쿨에 확인한 결과 실제 당일 한양대 시험장에서는 전산상 발생한 오류가 약 3건 접수됐다. 한양대 로스쿨 측은 “10일 발생한 오류는 바닥에 깔린 전선을 지나가던 사람이 밟아 순간적으로 컴퓨터 접속이 끊긴 게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시험 도중 발생한 CBT 전산상 오류에 관해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CBT발 오류가 잦은 건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전산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험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대학이 자체 예산으로 CBT 시험장 랜선 구축, 프로그램 설치 등을 위한 전산 업체를 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건물 구조, 재정 여력에 따라 수험생의 시험장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단이 많은 대형 강의실일수록 랜선 연결에 장애가 많다.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전용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 강의실을 CBT 시험장에 맞게 랜선을 설치하고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학교마다 시설이 천자만별이니 시험장마다도 환경이 다르다”며 “학생들 입장에선 복불복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BT 도입을 급하게 추진하면서 과도한 비용 지출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소재 로스쿨 교수는 “랜선을 설치하고, 노트북을 대여하는데 연간 수천 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궁극적으로 수험생이 자신의 컴퓨터로 시험을 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시험(IBT)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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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인·안재명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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