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오지 마" 中지사에 재택 권고한 무디스, 무슨 일이
무디스, 중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中 정부 반발 등 반간첩법 명목 보복 우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발표 전 중국 내 직원들에게 보복을 피해 재택근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무실 나가지 말고, 출장도 자제" 무디스의 우려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전에 당국의 보복성 구금 및 강제 조사를 우려해 베이징과 상하이 지사의 비(非) 관리부서 직원들에게 "되도록 사무실로 출근하지 말라"며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무디스는 홍콩 지사의 애널리스트에게도 중국 본토 출장을 일시적으로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무디스는 지난 5일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다섯 번째로 높은 등급인 A1으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또, 2024년과 2025년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0%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전 무디스는 중국 당국의 보복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 중국 지사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회사는) 우리에게 재택근무의 명분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 이유를 지레짐작하고 있다"며 "(우리도) 중국 정부의 강제 조사가 두렵다"고 FT에 말했다.
중국, 반간첩법 강화…"외국계 기업 탄압 잦아"
중국은 올해 반간첩법 단속을 강화하며 미국계 컨설팅업체 및 회계법인 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지 외국계 기업에서는 강화된 반간첩법의 내용이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정상적인 기업 활동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미국 기업실사 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중국인 직원 5명이 구금됐고, 7월에는 승인 없이 대외 관련 통계조사를 했다는 혐의로 벌금 150만달러(약 19억 8000만원)가 부과됐다.
지난 4월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반간첩법을 명목으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컨설팅업체 캡 비전에 대해서도 "외국 단체의 간첩 활동을 도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22V 리서치'의 마이클 허슨 애널리스트는 "올해에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을 탄압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며 "이번에 중국 당국이 무디스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가 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당국 즉각 반발…"무디스 우려 불필요해"
중국 외교부는 무디스 발표 직후인 6일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무디스의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일축했다. 중국의 경제기획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무디스가 중국 경제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재정부도 즉각 의견문을 내고 "불안정한 세계 경제 회복과 약화하는 모멘텀 속에서도 중국 거시경제는 올해 지속해서 회복세를 보이며 질적 발전이 꾸준하게 이뤄졌다"며 "중국 경제가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며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무디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제기한 지적 중 일부에 타당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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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디스는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6일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Aa3를 유지했다. 이에 대해 "홍콩과 마카오가 '일국양제'에 따라 중국과 긴밀한 정치적, 제도적, 경제적, 재정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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