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엔 총 5건 법안 계류 중
자기투약보다 강한 처벌 '타당'
전문가들, 법 개정 필요성 강조

다른 사람 몰래 술·음료 등에 마약을 몰래 타서 먹이는 이른바 ‘퐁당 마약’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탤런트 이선균도 "룸살롱 실장이 음료에 몰래 탔다"고 주장했다. 퐁당 마약 범죄자의 상당수는 성폭행이나 협박 등 2차 범죄를 저지른다. 이에 따라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4월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이후 국회에 퐁당 마약을 가중처벌하는 개정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4월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일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할 때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4월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일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할 때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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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범죄 전국서 잇따라= 유상희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한국 여성의 마약류 경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검찰의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136명 중 약물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의로 시작하게 된 경우가 전체의 12.5%에 달했다. 술이나 커피에 몰래 들어간 마약 복용한 경우는 5.9%로 집계됐다.

대치동 학원가 마약 사건의 마약 음료 제조·공급자인 길모씨(26)는 지난달 26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무료 시음회라며 학생 13명에게 필로폰을 몰래 섞은 음료를 나눠주고, 이를 마신 9명 중 6명의 부모에게 "자녀를 마약 투약 혐의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다.


지난달에는 인천시 동구 음식점에서 처음 본 여성과 술을 마시다가 성관계를 하려고 몰래 술잔에 필로폰을 섞어 마시게 한 60대 남성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엔 프로골퍼 조모씨가 마약을 숙취해소제로 속여 여성 동료에게 먹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60만원 추징 명령을 선고받았다.

몰래 탄 '퐁당 마약' 잇따라도 가중처벌 못해…법안 낮잠 국회는 '임기 끝' 원본보기 아이콘

◆처벌 법안 발의만 하고 ‘끝’=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퐁당 마약 사건 처벌 강화를 위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은 총 5건이 발의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사람의 의사에 반해 마약을 투약 또는 제공한 자에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피해자의 치료보호를 명시하는 법안을 내놨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서영석 민주당 의원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서영교 의원이 제출한 법안을 제외한 4건은 모두 지난 4월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이후 발의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들은 국회 임기가 다 끝나가는 현재까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조차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법은 마약 자기투약과 타인투약을 특별히 구별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3월 ‘마약범죄 수사·기소·처벌에서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마약류 등의 타인투약은 그 자체로도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자기투약보다 강하게 처벌하는 데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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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남에게 몰래 마약을 투약하면 가중처벌하도록 관련법에 명시해야 사법처리에 더 확실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 법안만 발의해놓고 임기가 끝날 때까지 내버려두는 바람에 문제가 계속 심각해진다"고 비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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