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쏘는 판사들…우크라이나 ‘드론 사냥꾼’ 맹활약
전·현직 판사 35명, 수도서 드론 방어 임무
러시아 자폭 드론 추적해 구형 기관총으로 격추
우크라이나에서 준군사 조직에 속한 판사들이 영공 방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판사들이 수도 키이우로 날아드는 러시아의 자폭 드론을 기관총으로 요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380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므리야’(Mriya)라는 이름의 우크라이나 준군사 조직에는 35명가량의 우크라이나 판사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 무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샤헤드-136’(이하 샤헤드) 드론을 보내기 시작한 이후부터 영공 방어 활동에 참여해왔다. 일부는 은퇴했지만,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사법 당국에서 현직으로 근무 중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샤헤드 드론 2000대를 전장에 투입해왔다. 이란은 과거 이라크 쿠르드족을 공격할 때 사용했던 이 드론을 최근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헤드 드론은 폭발물을 싣고 미사일처럼 목표물로 돌진하는 자살 폭탄형 드론으로, 약 2000㎞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목표 지역 상공에서 배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 속도가 시속 185㎞ 정도로 빠르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판사들은 주로 키이우 시내의 건물 옥상 등에 자리 잡고 기관총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들은 야간 투시경과 레이저 장비, 태블릿 PC 등을 사용해 서너 명씩 분대를 이뤄 샤헤드 드론을 추적한다.
우크라이나 대법원에 재직 중인 48세의 유리 추마크 판사는 “우리 분대는 지금까지 5대의 드론을 막아냈다”고 했다. 자원입대했다가 나이 때문에 전역한 뒤 므리야 부대에 들어온 퇴직 판사 빅토르 포몬(61)은 “내 자녀와 손주들이 평화로운 미래를 맞게 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므리야 부대는 1944년형 소련제 반동식 기관총 등 구형 무기에 소음기와 광학 기기 등 현대식 장비를 추가해 활용하고 있다. 추마크 판사는 “이것으로 쉽고 저렴하게 샤헤드 드론을 격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샤헤드 드론이 가까이 다가오면 소음 때문에 단번에 위치 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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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판사들은 여러 번의 드론 공격을 막아낸 방공망을 정교하게 보완해주고 있다”며 “이후 러시아가 또다시 대규모 드론 공습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들이 활약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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