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이후 한국은행이 주시하는 이슈는 미국의 중립금리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과열(인플레이션)되거나 침체(디플레이션) 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는 금리를 뜻한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레 형성되는 이론적 금리수준이다. 쉽게 말해 한 국가의 경제 상황에 알맞게 최적화된 금리로, 스웨덴 경제학자인 크누트 빅셀(Knut Wicksell)이 1890년대 시장금리와 자연금리 프레임을 구분하면서 처음 제시했다.
중립금리는 이후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1990년대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이 통화량에서 금리로 바뀌고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타게팅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의 잣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0년 1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서 “중립금리가 연 2~3% 수준이면 양적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추가로 3%포인트 금리 인하에 해당하는 정책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도 "중립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어서 통화를 더 완화해도 된다"며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정책의 정당함을 중립금리를 들어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시장에서 중립금리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세웠던 것도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보다 낮으면 경제주체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경기가 확장되고 고용이 증가하지만 이에 따라 물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보다 높으면 경기가 위축돼 고용이 감소하고 물가가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경제 여건이 기초체력에 미치지 못하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보다 낮게 유지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
이처럼 중립금리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변경하고자 할 때 현재 기준금리의 수준이 얼마나 완화적인가 또는 긴축적인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중요성이 있다. Fed는 분기마다 중립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6월 발표한 중간값은 0.5%였다. 다만 0.5% 초과를 예상한 위원이 전체 17명 중 7명으로, 1년 전보다 5명이 더 늘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실질중립금리 향방에 대한 경제학계의 의견도 팽팽히 엇갈리면서 중립금리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중립금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지 않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정하는 우리나라 명목 중립금리는 대략 2%대다. 하지만 중립금리는 직접 관찰할 수 없어 경제여건으로부터 이를 추정해야 하며 경제의 기초체력이 변화면 이를 반영해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보니 추정 방법에 따라 1%대, 4%대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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