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택 살면서 주택매입한 공기업 직원..실태점검에 위반사례 속출
자체감사 통해 적발
다수는 알면서도 저질러
한국수력원자력 일부 직원이 "가족과 함께 살겠다"며 가점을 받아 방 3개짜리 25평(전용면적 82㎡가량) '가족형 대형사택'에 입주하고도 실제로는 혼자 거주하거나, 인근 지역에 주택을 구매하고도 계속 사택을 이용한 것으로 자체 감사 결과 밝혀졌다. 해당 원자력본부는 수년째 입주부적격자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하지 않아 이번 감사 전까진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수원의 사택 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수원 감사실은 올 5월22일부터 6월2일까지 모원자력본부를 대상으로 사택 배정·입주관리와 사택비품 운영, 공가사택 시설관리 등 사택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해당 본부의 관련규정 미비와 이를 악용한 위반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본부의 사택운영내칙에 따르면 사택입주는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A직원은 가족형 대형사택 입주신청 시 배우자와 직계가족이 함께 입주하는 것으로 신청했으나 조사 결과 대형사택에 실질적으론 1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감사실은 가족형 대형사택에서 1인만 거주 중인 직원을 원룸형사택 또는 단신자부임숙소(합숙소)로 이주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인근지역에 주택이 있거나 사택 입주 후 인근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고도 퇴거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사택운영내칙에 따르면 본부 인근지역에 직원 또는 배우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엔 입주를 제한하고 있다. 소유 주택이 근무지와 최단·최적거리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사택배정이 가능하지만 '최단거리가 기준 이하'라는 점을 근거로 사택에 입주한 직원도 있었다. 한수원 감사실은 사택 입주신청자의 혼란 및 악용사례 방지를 위해 인근지역에 대한 정의를 특정 시의 읍·면·동 단위로 구체화할 것을 지시했다.
한수원 감사실은 "위규대상자들은 대상으로 제출받은 경위서를 검토한 결과 다수가 위규사항을 알면서도 이를 위반했다"며 "사택 관련 규정에 명시된 의무를 위반한 사택입주 직원들 탓에 사택입주를 대기 중인 비(非)연고 직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적절 사례는 해당 원자력본부에서 실태조사를 장기간 실시하지 않은 탓에 발생했다. 한수원은 복리후생관리규정 및 사택업무편람을 통해 사택을 운영하는 본부별로 사택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본부의 사택운영규칙은 '사택 입주 부적격자 실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고만 규정돼 있었다. 강제 사항이 아닌 탓에 해당 본부는 수년째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한수원 감사실은 본부 사택운영내칙에 사택관리실태점검 강제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또 그동안 사택 입주 후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아 실제 거주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입신고 의무조항도 신설하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사택 운영·관리 업무의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을 시정하고 개선점을 도출해 사택 입주직원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취지"라며 "자체 감사를 통해 확인된 위규사례에 대한 후속 조치를 다음 달 초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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