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법원, 악명 높은 갱단에 실형
형량 약 600년…정부 '갱단 소탕'에 보조
부켈레 대통령 집권 후 살인율 절반 줄어

엘살바도르 법원이 악명 높은 갱단원들에게 600년 넘는 실형을 선고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갱단을 소탕하기 위해 유례없는 강도의 치안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엘디아리오엘살바도르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법원은 전날(15일) 살인, 살인미수, 강도, 공갈 등 다수 혐의로 기소된 '마라 살바트루차' 소속 갱단원 5명에 대해 500~600년의 징역을 선고했다.

엘살바도르 검찰청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개된 구체적인 형량을 보면, 조직의 중간보스 격인 아마데오 에르난데스 페를라(일명 '그리요')는 69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호세 라몬 클라로스 라모스(일명 '조커')가 514년, 나머지 3명은 각각 192년, 264년, 51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17년 사이 살인 67건, 살인미수 8건, 강도 6건, 공갈 및 갈취 4건, 절도 2건 등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소속된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는 애초 잔학한 폭력 행위로 악명을 떨친 집단이었다.

살바도르의 시우다드 바리오스 교도소에서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구금돼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살바도르의 시우다드 바리오스 교도소에서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구금돼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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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98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한 이민자를 중심으로 결성됐으며,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를 주 활동 영역으로 삼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이 엘살바도르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고강도 치안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국가비상사태는 현재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엘살바도르 정부는 군인과 경찰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시골 마을까지 샅샅이 뒤져 용의자를 체포할 만큼 범죄자 척결에 막대한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의 수만 7만명에 이르며, 수감자가 늘어 수용시설이 부족해지자 범죄자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교도소 준공에도 착수했다.


엘살바도르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만큼 살인율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그러나 갱단 소탕을 공약으로 삼은 나이브 부켈레 현직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2021년 기준 10만명당 17.6명이었던 살인율은 지난해 10만명당 7.8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캐나다, 미국 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유례없는 공권력 집행으로 국제 인권 단체로부터 '인권 탄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실제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에서는 갱단과 무관한데도 투옥됐다가 풀려난 인원이 5000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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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갱단의 범죄에 지친 현지 시민들은 부켈레 대통령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91%를 기록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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