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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人사이드]세계 최고령 93세 日 총무과장 "20대 동료에게도 거리낌없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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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0세 총무과장으로 기네스북 올라
주판 쓰던 시절 입사해 어느새 엑셀로 업무…"배우는 것 즐겁다"

"시대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냐고요? 매번 두근거리죠."


인간은 과연 몇 살까지 즐겁게 노동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일본에서는 세계 최고령 93세 현역 과장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 제조사 산코산업 소속 다마키 야스코 과장인데요. 입사 이래 경리·서무 업무인 총무부만 맡아온 근속 67년의 베테랑 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주판, 타자기, 그리고 컴퓨터로 업무수행 방식이 급변했지만, 그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변화는 즐겁고 두근거린다고 말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오늘은 1930년생 다마키 과장의 즐거운 노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020년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당시 다마키 야스코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2020년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당시 다마키 야스코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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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키 과장의 좌우명은 평범한 일도 철저히 해내자는 '범사철저'(凡事徹底)입니다. 일을 꼼꼼하게 하느라 야근도 불사하고, 모두가 퇴근한 뒤에는 직접 회의실이나 탕비실 등을 자진해서 청소한다고 하네요. 동료들은 "다마키 과장은 마지막에 회사 열쇠를 잠그고 돌아가는 사람"이라고 평합니다.

산코산업은 약 500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다마키 과장은 줄곧 경리와 서무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회사 창업자를 포함해 3명의 사장을 모셨고, 2대 현 회장보다도 11살이 많은데요. 이 때문에 신입사원 연수에서 회사의 이념과 가치 등을 전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다마키 과장의 업무 열정은 처음에는 '동생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15세가 되던 해 종전을 맞이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몸이 약한 어머니와 3명의 동생을 책임져야 했다고 합니다.


1956년 25세 나이로 당시 직원 10명뿐이던 이 회사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회사가 규모가 커져 총무과가 신설된 1970년에 초대 과장으로 임명됐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판을 사용해 경리 업무를 봤으나, 그다음에는 계산기가 나왔고, 그가 51세가 되던 해에는 컴퓨터가 도입됐습니다. 50대 중장년이 생전 처음 보는 기계로 업무를 해야 했지만, 다마키 과장은 "오히려 손으로 계산할 때 일어나던 실수가 줄어들었다"며 적극적으로 사용법을 익혔다고 합니다.


60세 때는 엑셀을 사용해달라는 회사의 요청이 있어, 엑셀까지 배우게 됐다는데요. 회사의 지원을 받아 교육을 통해 엑셀까지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마키 과장은 "변화를 즐기는 것은 오래 일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데요.


본인이 일하는 모니터 앞에서 인터뷰 중인 다마키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본인이 일하는 모니터 앞에서 인터뷰 중인 다마키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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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 67년이다 보니 사실상 모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직원들 뿐인데요. 하지만 다마키 과장은 70살 아래 20대 동료에게도 모르는 것이 있다면 주저 없이 질문한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상사에게 반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묻지 않는 한 옛날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데요.


이 때문에 2020년 90세로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때도, 회사 사람들이 "다마키 과장이 90세였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다마키 과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했다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며 100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데요. 특히 '옛날이야기는 묻지 않으면 꺼내지 않기',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라도 직급에 따라 대하기' 등의 철학은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는 사람들과 다른 겸손함이 묻어나는 부분입니다.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움이 회사 생활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다마키 과장이 건강하고 즐거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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