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늘어나는 가계부채,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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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전환되자 가계부채 증가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출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며 대출금리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의 근본 원인이 주택가격 상승을 우려한 주택매입 수요증가에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은 대책 마련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는 생계형과 주택구입용으로 나눈다. 주택구입용의 경우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 예상되면 주택구입 수요가 커지면서 가계부채는 증가하게 된다.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과 임금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서 원가인상에 의한 주택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최근 주택 분양가격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청년층과 무주택자들은 주택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이번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구입수요 증가와 주택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원인이 건축원가 상승에 의한 주택수요 증가에 있다면 금리인상이나 대출규제로 가계부채를 줄이기는 어렵다. 금리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져 있는 데도 불구하고 주택구입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분양가 인상 우려로 늘어난 주택매입수요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LTV(담보인정비율)와 같은 대출규제로 줄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대출규제를 강화할 경우 제2 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파급될 수 있다. 또한 선진국은 주택구입시 주택가격의 80~90%까지 대출해 준다는 점에서도 대출규제 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임금상승과 높아지고 있는 건축비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수도권으로 서울 도심주택 수요를 분산시켜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주택가격은 도심주택가격이 상승하면 대체관계에 있는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르게 되고 결국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구조다. 도심재건축도 주택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법이지만 한정된 도심공간에서 재건축만으로는 늘어나는 도심주택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심주택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수도권 교통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심주택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은 도심의 좋은 교통, 교육, 유통 인프라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지상철 등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교통인프라를 확충해 도심주택수요를 줄이는 데에 주택정첵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주택은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지만 도로, 철도, 터널 등 교통인프라는 정부가 공급한다. 아무리 건설사가 주택공급을 늘려도 정부가 교통인프라를 확충하지 않으면 늘어난 수도권 주택공급이 가격안정에 역할을 하지 못하며 도심주택가격은 더욱 상승하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물가상승-임금인상 악순환으로 임금과 건축비용이 상승할 경우 이는 곧 주택분양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부채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이자부담을 늘리고 가처분소득을 줄여서 소비를 줄이고 성장을 둔화시킨다. 또한 금리가 높아지거나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금융부실을 불러와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정책당국은 가계부채 증가를 대출규제 강화나 금리인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인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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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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