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질병 치료의 첫걸음… UNIST,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법 찾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최근 DNA 복제가 멈췄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발견했다.

DNA 복제가 방해받아 발생하는 암, 신경 질환, 노화와 같은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생명과학과 이자일·김홍태·최장현 교수팀은 NSMF 단백질이 DNA 복제 스트레스 상황에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작용 과정을 규명했다.

NSMF 단백질은 주로 뇌에서 활동하는 단백질로 성장·생식호르몬 분비, 후각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발달과 움직임에 관여한다.

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생식기능 저하증, 후각 기능 상실을 동반한 칼만 증후군(Kallmann syndrome)과 같은 희귀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DNA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 과정에서 NSMF 단백질은 ‘복제단백질 A’(RPA)를 더욱 강한 형태로 만들어준다.

DNA 복제 스트레스에 의해 복제가 멈춘 단백질은 DNA 구조가 이중나선에서 단일나선으로 풀리게 되며 RPA와 결합한다.

결합된 RPA는 인과 산소로 이뤄진 인산기가 화학적으로 붙는 인산화 과정을 거쳐 인산화된다. 인산화된 RPA는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단백질들을 복제가 멈춰진 곳으로 불러들여 정상적인 활동을 하도록 만든다.

DNA 복제 스트레스에서 NSMF에 의한 ATR의 RPA 인산화 증가에 대한 모식도.

NSMF 단백질은 단일나선 DNA와 RPA 결합 과정에서 약한 형태로 결합한 RPA 일부를 떨어뜨리고 남은 단백질을 강한 형태로 바꾸는 역활을 한다. 인산화 단백질인 ATR은 강하게 결합된 단백질만을 인산화시키기 때문에 NSMF에 의해 강한 형태로 변한 RPA는 빠르게 인산화된다. 연구팀은 이런 작용 원리로 DNA 복제 스트레스가 보다 빨리 해소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자일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DNA 복제 해소와 관련된 분자 기전을 규명해 암, 신경 질환, 노화와 관련된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제1 저자 강유진 박사과정 연구원은 “NSMF는 칼만 신드롬(Kallmann syndrome)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 질병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DNA와 RNA 같은 핵산과 관련된 연구로 국제 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에 6월 28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과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과학연구실·중견 과제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bsb0329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