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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결정 백병원, '외국인 전용 병원' 새판 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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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K-메디털 허브' 재편 방안 제시
'지역 의료공백 해소' 등 과제는 여전

거듭된 적자로 폐업이 결정된 서울백병원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K-메디컬 허브'로 재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같은 안은 사실상 '외국인 전용 병원'을 만들자는 의견이라, '지역 의료공백 해소'라는 폐업 반대 논리를 만족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제대학교 내부의 상황도 복잡해,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백병원 폐업 관련 이사회가 열린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폐업을 반대하는 직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서울백병원 폐업 관련 이사회가 열린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폐업을 반대하는 직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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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3일 서울백병원의 설립자인 백인제 선생의 후손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최근 인제학원 이사회의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청에서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 서울백병원을 '글로벌 K-메디컬 허브'로 만들자는 제안을 전달했다.

백 교수는 정무부시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백병원 폐업이 가족의 뜻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병원 설립자인 큰할아버지(백인제 선생)와 선친은 적자를 이유로 병원을 폐원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인접한 서울백병원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 의료시설, 원격진료, 응급센터를 갖춘 시설로 특화하자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K의료서비스 센터 구축에 최적의 장소"라며 "한국 최초의 민간의료 법인인 서울백병원의 역사를 전승하고 K메디컬 병원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인제학원은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어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가 제안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켰다. 서울백병원은 2004년 처음 7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뒤 지금까지 누적 적자가 1745억원을 기록했다.

교수진과 병원 직원들은 경영진이 백병원 부지의 상업용도 전환을 겨냥해 손실을 과도하게 부풀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서울백병원 부지가 상업 시설로 전환될 경우 2000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백 교수의 이같은 주장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울백병원이 '외국인 전용 병원'이 된다면 서울시가 주장한 폐원 반대 사유인 '지역 의료공백 해소'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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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폐원 결정과 관련 의료 공백을 이유로 서울백병원 부지의 상업용도 전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서울시 중구청은 '서울백병원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결정 입안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해당 절차에 들어갔다. 구는 기초현황조사, 주변 영향 검토 등을 위한 도시계획시설 결정 용역을 진행한 뒤, 주민 열람공고,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오는 11월까지 도시계획시설 결정안을 오는 서울시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인제대학교의 총장 선거도 관건이다. 백 교수는 오는 8월 열리는 총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K-메디컬 허브' 전환안은 백 교수의 주장일 뿐, 인제학원은 아직 폐원과 관련한 입장 변화가 없다. 이 때문에 총장 선거의 결과에 따라 인제학원 측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폐원을 반대하는 쪽에서도 서울백병원의 외국인 전용 병원 전환안이 아직 의견 정도이기 때문에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이준태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사무국장은 "다양한 안이 나오고 있지만, 명확하게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의 목표는 서울백병원의 폐원을 저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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