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보안 대비 물리적으로 시간 부족"
"美 도청 기술 앞서있어…완벽하게 못 막아"

야당은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 이전' 문제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둘러서 추진된 대통령실 이전으로 보안상 취약점이 생겼기에 도·감청에 노출됐다는 취지다.


미국의 도·감청이 정말 대통령실 이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도청은 이른바 '시긴트(SIGINT·신호 포착)'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긴트는 위성이나 특수장비를 활용해 통신이나 통화 내용을 중간에 가로채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야당은 대통령실 졸속 이전으로 도·감청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창문은 도·감청 필름을 붙여 대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벽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실에 들어가는 모든 선과 장비에 도·감청 장치들이 묻어 들어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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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리창에 보안 조치가 안 돼 있을 경우에는 유리창의 미세한 떨림을 통해서도 실내 회의 내용을 식별할 수 있다"며 "(미국이)특수한 어떤 음향 도청을 해서 회의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 아닌가 (한다)"라고 추측했다.


야당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이라며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또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라며 보도된 도청 정보의 상당수는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도·감청 자체가 행해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는 대통령실의 위치 등은 보안상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추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질 우려는 언제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용산은 미군 부대와의 인접성 등을 고려하면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특히 (대통령실과 가까운) 국방부 합참은 미군과의 연합작전 수행 차원에서 많은 유무선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과거 청와대는 외부세력에 의한 도청이 물리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용산 이전은 속도전으로 수행됐다"며 "기존의 국방부 합참본부 그리고 예하 소속 기관들의 이사 문제와 또 옮겨오는 대통령실, 경호부대 개편 문제까지, 하드웨어적 요소를 고려하는데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고 부담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도·감청 의혹을 대통령실 이전과 연관 짓기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용산으로 급히 이전하다 보니 충분한 대책 마련이 안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미국은 도·감청과 관련해 워낙 앞서 있기 때문에 방지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막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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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방부 건물 등은 미군 시설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항상 대책들을 고민하고 마련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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