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고소하지 않을 것"…이근, 유튜버 구제역 '결투' 제안 수락

"유튜브 채널 삭제…수익금 전액 국가유공자 기부" 이근, 조건부 수락
유튜버 구제역 "결투약정서 서명…핑계 대지 말고 그냥 붙자"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39)가 자신과 오래도록 갈등을 빚어온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31)의 공개 결투 신청을 조건부로 수락했다.

이근은 24일 유튜브 채널 ''ROKSEAL' 커뮤니티 게시판에 "구제역 결투를 수락한다"며 "조건은 하나만 있다. 구제역 유튜브 채널을 지금 삭제하라"고 썼다.

유튜버 구제역(좌)·이근 전 대위(우)/ 사진=유튜브 캡처

이어 이근은 구제역이 유튜버 양팡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관련 재판에서 진 사실을 언급하면서 "너는 돈에 미쳐 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렉카일 뿐, 욕 X먹으니까 어머니 팔고 천안함과 국가유공자를 생각하는 쇼를 하고 있네"라며 "너는 정의롭게 공익을 위하는 유튜버라서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금 넌 거짓말을 퍼트리는 허위사실 유포범으로 결론이 났다. 남자답게 채널 삭제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제역에게 "불쌍한 어머님 좀 그만 팔아라"라며 "너 같은 인생 패배자인 아들이 있어서 너의 어머니가 참 안타깝게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을 패드립이라며 이미지 세탁하려고 하는 문맹아. 너의 어머니 명예가 니(네) 유튜브 채널보다 더 중요하다면, 채널 삭제하고 무규칙 실전 격투로 붙자"고 도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이근 전 대위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 및 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게시물에서 이근이 내건 결투 계약 내용은 ▲구제역 유튜브 영구 삭제 및 평생 유튜브 채널 개설하지 않을 것 ▲두 번 다시 이근 언급하지 않을 것 ▲고소 취하 ▲무규칙 맨몸 싸움으로 진행하고 서로 폭행이나 살인 미수로 고소하지 않을 것 ▲결투 수익금 전액은 국가유공자에게 기부 등이다.

앞서 구제역은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11년째 홀로 모시다가 작년 11월에 보내드렸다. 그런데 이근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너희 부모님이 참 불쌍하다', '넌 가정교육을 잘못 받았다'는 등 어머니를 모욕하고 조롱했다"며 "제가 질 것이 뻔한 싸움일지라도, 제가 일방적인 구타를 당할 게 뻔한 싸움일지라도 이근의 얼굴에 주먹 한 방 날리고 싶다. 승패에 관계없이 저의 제안에 응해주면 두 번 다시 당신을 언급하지 않겠다. 당신을 폭행으로 고소한 사건도 취하하겠다"고 한 판 붙을 것을 제안했다.

이근 전 대위에게 결투를 제안한 유튜버 구제역.[이미지출처=유튜브 구제역 채널 캡처]

구제역과 이근의 악연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구제역은 지속해서 이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왔으며, 이근은 이에 맞서 구제역의 부모까지 들먹이며 공개적으로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다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근은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사고를 낸 뒤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도주치상)도 받는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과 도주치상 혐의 공판에 출석한 이근은 현장에 온 구제역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그의 뺨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손으로 쳐서 파손했다. 이에 구제역은 이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해 이근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이근은 여권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으나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차량을 충격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도주의 고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

한편 이근이 채널 삭제를 조건으로 결투를 수락하자 구제역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로드FC 고문변호사에게 결투 약정서를 작성해달라고 한 후 서명해서 이근에게 보냈다"며 "이제 이근만 서명해서 변호사에게 보내면 이 결투는 성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근이 채널 삭제의 근거로 제시한 재판은 제보자가 합의금을 받고 소 취하를 한 것이지 자신이 진 것이 아니라며 "구질구질하게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말고 (결투)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