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SVB 사태로 주목…‘지분 매각 사전공시 법안’ 국회 문턱 넘을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SVB·퍼스트리퍼블릭 경영진, 지분 미리 팔아 논란
이용우 의원, 내부자·주요 주주 사전 신고제 제안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모그룹 임원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경영진이 파산과 위기설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내부자·주요 주주 사전 신고제(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법안은 주요 주주가 1% 이상 보유 주식을 매도할 경우 사전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20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이 지난해 2월과 4월에 발의한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은 아직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 중이다. 금융위원회도 정부안으로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의 주요 주주가 보유주식 1% 이상을 3개월 안에 매도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신고해야 한다. 또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지난 후 매도해야 한다.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주요 주주의 갑작스러운 보유 주식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해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주요 주주의 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이 법안이 다시 관심을 끄는 건 SVB 파산 이후 미국 지역은행의 주요 주주가 주가 폭락 전 지분을 매각한 일로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그레그 베커 전 SVB 회장은 지난달 27일 SVB의 모회사 SVB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약 47억원)를 매각했다. SVB가 파산하기 약 열흘 전이었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주식 57만5000달러(약 7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경영진들도 SVB 파산 후폭풍으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 두 달 동안 주식을 매도했다. 은행 설립자인 짐 허버트 회장 450만달러(약 58억7000만원), 로버트 손턴 자산관리 책임자 350만달러(약 45억7000만원), 데이비드 릭트먼 최고신용책임자 250만달러(약 32억6000만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미국에서는 주요 주주가 주식을 매도할 때 원칙적으로 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이와 함께 사전거래계획서도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공시·불공정거래 규제(10b5-1·Rule 10b5-2)를 적용하고 있다. 주요 주주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손실을 회피하거나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경영진의 주식 매도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국내 현행법은 상장사의 주요 주주가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매도(블록딜 포함)할 경우 사전공시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주요 주주가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 급락 등 시장의 혼란과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주요 주주나 경영진 등 내부자가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시장에서는 주가가 고점이라고 인식하거나, 나쁜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2021년 류영진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이 상장 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얻어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는 임원 등이 상장 이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상장 이후 행사해 취득한 주식도 의무보유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스톡옵션 관련 의무보유제도는 최근 마련됐지만 일반 주식 관련 제도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지배주주의 주식매도에 관한 사전공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지배주주의 내부정보 활용 주식매도 행위에 대한 강력한 불공정거래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코스닥시장에서 지배주주의 지분 매각에 관한 규제 수준이 해외 주요 시장에 비해 낮아서, 신시장의 '상장 후 성장' 기능이 취약해지고 '조기 상장 후 회수' 기능만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