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독재 회귀' 튀니지 세계은행도 지원 중단
'이민자 혐오' 발언 결정타
유엔 산하의 국제 금융기관 세계은행(WB)이 독재 회귀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 대한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의 발원지이지만 지난해부터 1인 독재로 치닫고 있는 대통령의 노골적인 반(反)이민자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의 인종차별적인 반이민자 발언 이후 WB이 이 나라에 대한 향후 지원 프로그램 마련 작업을 중단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전날 튀니지의 현 상황을 우려를 갖고 보고 있다며 튀니지에 대한 '국별 파트너십 프레임워크' 작업을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고 내부 공지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달 21일 잡아 놓은 회의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국별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는 세계은행이 회원국의 빈곤 탈출과 성장을 돕기 위해 운용 중인 핵심 수단 중 하나다.
맬패스 총재는 내부 공지문에서 "인종 차별적인 폭력을 부추기는 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북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국가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10년 만에 다시 1인 지배 체제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2019년 집권한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개헌을 통해 행정부 수반 임명권과 의회 해산권, 군 통수권까지 대통령에게 부여하며 입법, 사법, 행정 3부의 핵심 권한을 모두 손에 넣었다.
민심 이반 속 이민자들이 몰려들자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가안보회의에서 "튀니지의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불법적인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를 겨냥한 혐오 발언을 쏟아내면서 구금과 추방 등 단속 강화를 주문했다.
그 뒤 경찰이 수백명을 구금하는가 하면 이민자들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폭행, 해고, 주거지 강제 퇴거 등이 빈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말리 등 일부 국가의 현지 대사관은 자국민들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제 사회의 비판이 확산하자 사이에드 대통령은 인권과 자유를 중시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배포하고 튀니지 외교부도 기자회견을 열어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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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중부에 위치한 튀니지는 극심한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출발지 중 하나다. 특히 튀니지 북부 해안의 경우 이탈리아 람페두사섬과 불과 130㎞ 떨어져 있어 이동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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