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형로펌, 해외 진출 3년만 재개 "코로나19 여파 벗어나"
5대 대형로펌 해외 7곳에 사무소 신설
미중갈등 여파 속 동남아 시장 수요 증가
코로나19 여파에 2020년 이후 좀처럼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던 일본 대형 로펌들이 3년만에 해외 사무소를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동남아시아로의 공급망 이전문제와 관련해 인수합병(M&A) 등 법무수요가 늘어나면서 향후 일본, 싱가포르, 영국 등 대형 로펌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5대 대형 로펌은 올해 인도네시아, 미국, 유럽 등 7곳의 해외 사무소 신설에 나선다. 이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 이후 3년만의 해외 진출이다. 2021년 0건을 기록했던 로펌 해외 진출 건수는 올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니케이는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건이나 현지 노무 이슈 등 법무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로펌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는 5대 로펌에 속하는 모리·하마다 마츠모토 법률 사무소와 나가시마 오노·쓰네마츠 법률 사무소가 새로 지점을 열었다. 이미 이곳에는 다른 대형로펌인 니시무라·아사히와 앤더슨·모리 앤 토모츠네 사무소의 현지 법인도 있다. 자카르타에만 '빅 4' 로펌이 모두 진출한 것이다. 오는 4월에는 중견 로펌으로 뽑히는 미우라 법률 사무소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지 기업 진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회계, 세무와 법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니시무라·아사히가 진출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현지 사무소의 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나가시마·오노·쓰네마츠 법률 사무소는 2028년까지 싱가포르 지점 직원 수를 2배로 늘릴 예정이다. 모리·하마다 마쓰모토 법률 사무소도 국제 변호사 수를 10년 안에 현재의 2.5배인 400명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중 갈등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첨단기술과 관련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발표했고,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중국 현지 공장을 대거 이전하는 추세다. 반도체 규제에 동참 의사를 밝힌 일본도 중국 투자 대신 신흥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무역진흥기구가 일본계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1~2년 중국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0%였으나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70%에 달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동남아시아의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택지 개발 등 부동산 개발 회사와 전자 상거래 관리 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니케이는 해외 진출과 함께 일본 로펌이 아시아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시무라·아사히 법률 사무소의 한 변호사는 "최근에는 대만 기업의 베트남 진출 건을 맡는 등 일본과 관련 없는 안건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로펌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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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는 가운데 앞으로 싱가포르, 영국계 로펌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로펌도 현재 활발히 해외 진출을 하고 있으며, 영국계 로펌은 플랜트 사업 관련 법무 수요를 도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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